주가는 2만원 초반…내년 3000억 조기상환 가능성 커
자금난 롯데쇼핑, 자금부담 가중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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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주가가 끝 모르게 떨어지고 있다. 덩달아 롯데하이마트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발행했던 롯데쇼핑 교환사채(EB)의 전액 조기상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교환가액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은 3000억원 규모의 EB 조기상환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1일 롯데하이마트는 종가 2만1500원에 장마감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이후 1만105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2만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3036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이 되는 롯데하이마트 주식은 총 353만6812주로 전체 롯데하이마트 주식의 14.38%다. 교환새채가 행사되면 65.25%의 롯데쇼핑의 롯데하이마트 지분율은 50.3%로 떨어진다. 경영권 유지를 위한 지분만을 남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EB의 만기이자율은 0.5%로 투자자들은 사실상 주식교환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투자자들은 내년 4월부터 조기상환(put-option)을 행사할 수 있다.
발행당시만 하더라도 교환사채 행사가격이(8만5840원)이 과거 발행한 EB(9만780원)보다 낮고,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교환권이 3년 안에 행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쇼핑도 교환사채 행사를 통해 롯데하이마트 지분율을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EB 발행이후 롯데하이마트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발행당시 8만1550원을 정점으로 주가는 끝모르게 떨어졌다. 코로나사 사태는 떨어지는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올해 1분기 코로나 사태에 따른 소비둔화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9711억원, 영업이익은 41.9% 급감한 141억원으로 전망된다”라며 “모회사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롯데하이마트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주식 교환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던 롯데쇼핑의 부담은 다시금 커지게 됐다. 조기상환까지는 다소 시간여유가 있지만,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교환가액까지 상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융업계에선 롯데쇼핑이 3000억원 전액 조기상환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3000억원이란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조기상환에 대비한 자금 계획을 짜야 한다”라며 “EB발행 당시보다 롯데쇼핑의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점에서 회사의 고민이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필두로 롯데쇼핑 임원들은 급여 반납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할인점 슈퍼 등 사업부 소속 임원은 오는 6월가지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한다. 더불어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전국 700여개 점포 중 30%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하이마트 운영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굳어지는 시점에서 롯데하이마트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2년 하미마트 지분 65.25%(1540만주)를 1조2480억원, 주당 8만원 수준에 인수했지만, 현재 회사의 주식가치는 인수가격의 4분의 1로 쪼그라 들었다.
이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과거에 인수한 기업들이 다시금 시장에 나올 수 있다”라며 “롯데하이마트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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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22일 11: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