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국채 매각으로 이익 내
일시적인 이익으로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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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기초체력을 깎아 실적이 개선된듯한 성적표를 내놨다. 1분기 이익을 채권 매각으로 충당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주가는 반응하지 않았다. 표먼적인 실적은 개선됐지만, 근본적인 체질개선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이 1분기 별도기준 4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주식시장 악화로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2548억원을 적립하였음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삼성생명 순이익은 연결기준 22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48.6%가 감소했다. 한화생명과 마찬가지로 1분기 증시 불안으로 변액보증손실이 3550억원으로 확대되었고, 보유한 주식가치가 하락하며 879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화생명은 상당히 선방한 실적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화생명 주가는 코로나 사태로 증시하락이 시작될 당시 1000원 아래로 주가가 추락했다. 이후 주가가 크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1600원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한화생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번 반등을 계기로 크게 올라간 상태다.
자연스레 이번 실적발표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배에 불과한데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실적개선이란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막상 주가는 이번 실적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이번 실적이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단 단발성 이슈에 불과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화생명의 1분기 투자이익률은 4.3%로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저금리가 심화한 상황에서 운용수익률이 1%포인트나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달러채권 교체매매를 통해서 대규모 매각이익 3100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올라간 달러채권을 팔아서 이익을 보전한 것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변액 보증준비금 대규모 적립이 있었으나, 채권 교체매매 등 대규모 매각이익이 이를 상쇄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국채를 팔아서 일시적으로 이익을 낼수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자산운용담당자는 “미국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우선 급한대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 미국국채 매각에 나선것으로 보인다”라며 “현 상황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중장기적으론 운용수익률 하락과 더불어 금리리스크 상승 등 회사의 기업가치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금리하락이 장기화하면 중장기적인 자산운용의 어려움은 커지고, 현 수준의 금리에 따라 평가한 부채규모도 증가해 회사가 쌓아야 할 자본 부담도 커지게된다. 이를 감안하면 현 주가 수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문제는 결국 금리와 이차이익이다”라며 “국고 5년 금리가 역대최저 수준으로 하락한상태에서 의미있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가시적인 금리리스크 축소가 전제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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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18일 15: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