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메카텍 매각 논의도 수면 아래로
클럽모우CC에 약 15곳 원매자 관심
1800억 이상 바라는 두산그룹, 투자자 눈높이와 큰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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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자구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산 매각 가운데 클럽모우 컨트리클럽(CC) 정도만 흥행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원매자 태핑을 시작한 자회사들은 협상에 진척이 없고, 관심을 모았던 두산솔루스는 예비입찰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그룹의 애물 단지였던 클럽모우CC는 일단 다수의 원매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했다. 그룹이 원하는 가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남은 과제란 평가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그룹이 보유 골프장 2곳 중 하나인 클럽모우CC의 원매자를 물색 중이다. 현재 약 15곳이 넘는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측은 이른 시일 내에 본입찰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과거 클럽모우CC를 채무 인수 형태로 인수했다. 클럽모우CC의 회원권 분양이 여의치 않으면서 시행사인 장락개발은 자금난을 겪으며 공사비 지급이 어려워지자 두산중공업이 부채를 떠안게 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크레디트라인(한도여신) 1조원을 지원 받은 직후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해 장락개발에 2200억원을 대여했다. 금융권에서 자금수혈을 받은 직후에 실시한 첫 계열사 자금 지원이었다. 당시 두산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장락개발에 대한 자금 대여를 두고 그룹 내부에서도 상당히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자금지원을 받은 직후 장락개발의 지원에 나선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상당히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며 “다른 자산들에 비해 매각 작업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해 서둘러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클럽모우를 공개매각으로 전환하기 전 국내 재무적 투자자(FI)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결렬됐다. 클럽모우는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한 홀당 기준 가격을 책정해 전체 매각금액을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당시 두산그룹 측은 약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클럽모우가 총 27홀로 구성된 골프장인 점을 고려하면 한 홀당 75억원 수준 책정한 셈이다.
클럽모우가 지리적으로 수도권을 벗어나 있다는 점(강원도 춘천시), 인근 골프장의 최근 시세(파가니카CC·오너스CC 등)이 최근 한 홀당 50억원 내외에 거래된 점을 고려해 현재 투자자들이 책정하는 클럽모우CC의 가치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두산그룹과의 눈높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국내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경기만큼은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관련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60여곳의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이상 상승한 수치다. 국내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0년 이후 줄곳 10%대를 기록했다. 부실 회원제 골프장이 대거 대중제로 전환하고, 근로시간 주 52시간 제도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여가활동 시간이 늘어난 점이 전반적인 이익률이 높아진 원인이 됐다. 클럽모우 또한 지난해 매출액은 늘고, 영업손실 폭을 크게 줄이며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대중제 골프장의 현금흐름에 주목한다면 중소·중견기업 위주인 전략적 투자자(SI)의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지속적인 영업현금흐름의 감소,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재무제표에 타격을 입은 일부 기업들은 골프장의 자산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골프장 인수를 통해 연결재무제표상 자산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을뿐 아니라, 손실이 나지 않는 전제 하에서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오너들 가운데 상당수가 골프장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클럽모우뿐 아니라 매물로 나오는 골프장들의 매각 진행 상황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클럽모우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지면 인수가격이 다소 높아질 수 있겠지만 현재 약 1800억원 이상을 요구하는 두산그룹의 눈높이를 맞추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클럽모우의 매각 진행상황은 두산그룹의 다른 자산 매각에 비해 속도를 내고 있는 편이다. 올해 초 주관사를 선정해 원매자를 물색하던 두산건설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두산메카텍 매각 작업도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이후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 최근 예비입찰을 진행한 두산솔루스의 경우도 대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흥행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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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0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