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투자유치·전략적 제휴 나서
스튜디오드래곤 기업가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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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에 이어 JTBC, SBS 등 미디어기업이 콘텐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K콘텐츠가 글로벌에서도 인정을 받으면서 콘텐츠 제작사들의 기업가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이를 발판으로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JTBC, SBS 등의 콘텐츠제작사들은 글로벌 온라인동양상업체(OTT)로부터 투자유치 및 전략적제휴에 나서고 있다.
‘부부의 세계’를 흥행시킨 JTBC가 콘텐츠부문 강화 및 투자유치에 한창이다. 이달 1일 JTBC 산하 콘텐츠업체인 제이콘텐트리는 드라마 투자 관련 사업부문 물적분할 계획을 밝혔다. 투자업계에선 물적분할한 제이콘텐트리스튜디오와 제이콘텐트리의 자회사 JTBC스튜디오(드라마 제작)가 합병할 것으로 본다. 스튜디오드래곤이 CJ ENM으로부터 물적분할한 후 넷플릭스에 투자유치를 받은 경로를 제이콘텐트리의 드라마제작 자회사들이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비단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JTBC뿐만이 아니다. SBS도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SBS대표이사는 올해 드라마 제작스튜디오를 출범시켜 슈퍼 IP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SBS의 기존 드라마제작부서와 자회사인 더스토리웍스를 합쳐 만든 ‘스튜디오S’를 출범시켰다. 궁극적으론 SBS콘텐츠허브와 합병 및 투자유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양사간 합병회사는 드라마 IP투자-제작-유통, 캡티브 방송국, 자본력, 상장회사로써의 지위를 모두 갖출 수 잇어 출범과 동시에 국내 드라마 제작사 Top 3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SBS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종편행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광고시장이 축소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역량을 강화란 측면에선 종편 행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부부의세계’, ‘미스터트롯’ 등 종편 드라마, 예능이 지상파 시청률을 압도하며 관련 콘텐츠들이 지상파 방송까지 장악해 나가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지상파 기준에 맞춰야 하는 도덕성과 방송윤리가 콘텐츠 영향력 강화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사활을 걸고 드라마제작사 분사 및 투자유치에 나서는 배경에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성공모델이 있다. ‘도깨비’ 제작사로 알려진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NM에 분사해 2017년 상장했다. 직원수는 130명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분사 첫해인 2017년 2870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지난해 4690억원을 찍었다. 올해에는 코로나 사태에도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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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도 이들의 가치는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3만5000원)의 두배 가까이 주가가 오르면서 시총이 2조원에 이르렀다. 이후 ‘미스터선샤인’ 수출 기대감에 주가가 12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넷플릭스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 이후에는 글로벌 콘텐츠사로 재평가 받고 있다. 이는 1분기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라난다. 1분기 해외판권판매 실적은 528억원으로 분기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40%가 해외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 해외판권국가별 비중은 전세계 플랫폼인 넷플릭스 50%, 일본 30%, 동남아 20%,로 다변화하고 있다.
당연히 JTBC, SBS의 투자유치 파트너 1순위도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업체다. JTBC가 스튜디오드래곤의 넷플릭스 투자유치를 성공시킨 모건스탠리를 투자유치 자문사로 고용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와 계약 후 리쿱(제자비지원)비율이 기존대비 10% 이상 상승했고, ASP(평균판매단가)도 전년대비 11% 상승했다”라며 “중국업체도 한국 드라마 제작사를 컨택하는 일이 잦아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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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