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연 수익률 6~10%까지
저신용자들 담보대출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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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 3억2000만원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A씨는 급하게 5000만원의 생활자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6등급이라서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힘들었다. 금융권 아파트 담보대출 비중마저 줄어든 터라 금융권에서 자금을 구할 수 없었다. 자금을 구하러 백방으로 알아보던 터에 P2P업체에선 아파트담보로 대출이 가능하단 소식을 들었다.
#5000만원의 여윳돈이 생긴 B씨는 이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 은행에 맡기자니 예적금 금리는 사실상 제로금리고,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시장의 변동성이 큰점이 우려스러웠다. 여러 투자처를 물색한 B씨는 P2P업체의 아파트담보 상품을 알게됐다.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는 구조로 투자기간 1년에 연 6~10%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품이다. 업체측에선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잡는 상품이다 보니 부실율이 사실상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사모펀드 부실사태에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활용하자니 너무 낮은 이자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리스크가 불안하다. 정부 규제에 부동산 투자길도 막혔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투자처 중 하나로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P2P업체들은 수도권 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LTV 40~85% 수준으로 대출을 취급한다. 대출금리는 8~10%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통상 1년의 투자를 통해서 연 6~1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담보물건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수도권아파트 담보대출의 경우 부실율이 매우 낮다는 평가다.
일례로 서울 서초구의 신동아 아파트 대출 사례를 살펴보면 감정평가액 15억원인 물건에 대해 차주가 P2P업체인 어니스트펀드를 통해서 1억1500만원을 대출했다. 어니스트펀드는 주택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대출금액의 130%로 설정했다. 부실채권 발생시 임의 경매를 통해서 원금 회수에 들어가고, 제휴 NPL사 매각을 통해서 원금을 회수한다. 채무자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었으며, 투자자는 약 1년간의 투자를 통해서 명목수익률 9.3%를 달성했다.
비단 강남의 아파트만이 투자대상에 오르지 않는다. 수도권의 상대적으로 저가의 아파트들도 담보가치가 확실하다면 충분히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
경기도 부천시의 KB시세 기준 3억2000만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한 상품은 명목 투자수익률이 연 8.3%가 발생했다. 후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5000만원 가량을 아파트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도 위의 상품과 마찬가지로 부실채권 발생시 임의경매가 가능하고, 제휴 NPL사 매각을 통해서 원금 회수가 가능한다는 점에서 상품의 부실가능성이 낮다. 연 8~10% 정도 수익을 기대하며, 소액을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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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품에 대한 니즈는 비단 투자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이 다소 낮지만 확실한 아파트 담보를 가진 대출자들에게는 가뭄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됐다.
이를테면 강남의 15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소유했지만, 신용등급이 5등급이어서 신용대출에 제약이 있는 대출자는 P2P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서 금융권 선순위 대출을 제외한 추가 자금을 P2P업체를 통해서 대출받을 수 있다. 비단 고가아파트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신용등급이 낮은 저가 아파트 소유자들도 P2P 업체 이용이 가능하다.
P2P업체 중에선 수도권아파트 담보대출만을 실행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일부업체는 담보비율을 최대 65% 수준까지만 인정해 부실이 나지 않는데 집중하기도 한다. 담보 인정비율이 타 업체에 비해서 낮지만 그럼에도 서울 대다수의 아파트들이 LTV 40%에 묶여있어서 추가적인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P2P 대출의 경우 금융권 대출과 달리 대출을 실행해도 개인 신용도에 영향이 없다”라며 “일부에선 2금융권처럼 대출 실행시 신용도 하락에 대해 우려하지만, P2P 대출은 금융권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개인신용도에는 대출이력이 반영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비단 P2P업체만 이런 상품을 취급하는 건 아니다. 리츠시장에선 최근 수도권 아파트를 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임대주택을 자산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청약 경쟁률 2.55대 1을 기록하며 일반청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리츠시장에서도 아파트 담보 자산은 최우량 자산으로 꼽는다.
다만 일각에선 이 상품이 주택구입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P2P 업체에선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대출자 상당수가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 등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대출금리가 시중금리의 두배 수준이고 상환기간이 1년이란 점에서 주택구매 자금으로 활용하기에는 이자 부담이 크고 상환일정이 빠듯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주택구입자금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P2P업체들은 자율규제안을 발표하고 실행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도 이와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싶어한다. LTV가 70%가 넘어갈 경우 부실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지금과 같은 부동산 상승기에는 이런 부담이 작다. 담보가치가 확실하고 대출기간이 짧다는 점도 매력이란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담당자는 “부동산 상승기에는 LTV 80%까지 대출이 나가도 부실이 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정부 규제가 없다면 시중은행들도 탐나는 상품이다”라며 “다만 LTV한도가 80%에 육박하면 아무리 안정적인 아파트담보라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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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