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사솔 美 ECC 인수자금 조달 분주...달러 차입에 FI 초빙도
입력 2020.07.20 07:00|수정 2020.07.22 10:19
    이달 말 본입찰…한화솔루션 사업다각화 기회
    대규모 달러 필요…지난달부터 시중은행과 협상
    FI 유치도 검토...국내 대형 PEF와 접촉 나설 등
    • 한화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에탄크래커센터(ECC) 화학단지 지분 인수 자금 모집에 분주하다. 시중은행으로부터 달러를 조달하는 한편 대형 사모펀드(PEF)를 재무적투자자(FI)로 초빙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사 사솔(Sasol)은 이달 하순 레이크찰스 ECC 화학단지 지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지난달 초 진행된 예비입찰엔 한화솔루션과 LG화학 외에 쉐브론 필립스 케미칼, 엑슨모빌, 라이온델바젤 등 국내외 기업들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레이크찰스 ECC 화학단지 지분 50% 가량이다. 사솔이 ECC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했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지분 100%의 가치는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거래인 점을 감안하면 인수자들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인수 의지가 높다. 한화솔루션은 원유를 증류해 생산한 납사에서 에틸렌을 생산하는 납사크래커(NCC) 방식 생산설비만 있다. 셰일가스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ECC 방식 설비을 갖추면 사업 다각화가 가능하다. 이는 LG화학 사정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몇 년간은 미국에서 ECC 설비를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공을 들여 챙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조단위 해외 거래를 위해 일찌감치 자금 조달에 나섰다. 달러가 대규모로 필요하다보니 지난달부터 시중은행들을 접촉해 차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거래가 진행 중이고 승리 여부를 점칠 수 없어 조달 규모는 유동적이다. 거래 대금의 절반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조단위 달러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부담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여러 은행들이 거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한화그룹에서 주요 은행들과 달러 조달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며 “한화그룹 쪽에서 지급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자금력 보강을 위해 FI 유치도 고려하고 있다. 외국계 PEF는 기대수익률이 높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SJL파트너스가 한화그룹과 접촉해왔으나 블라인드펀드가 없어 손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화시스템에 투자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초기에 한화그룹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소득없이 갈라섰다. 이후 다른 대형 국내 PEF와 다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EF도 달러로 바꿔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비밀유지약정 상 자금조달 계획 등 거래 진행상황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