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장이 소개로 연 닿은 듯
김한정 의원실과 금감원의 윈윈 전략이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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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서 팀장까지 지낸 인사가 정무위 소속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의원실과 금감원의 ‘밀월’ 관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국회의원 보좌진의 구성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권에서 관심을 가지는 곳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다. 경기 남양주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한정 의원은 보좌관으로 도보은 전 금융감독원 팀장을 영입했다.
도보은 보좌관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2012년까지 금융감독원에서 감독총괄국 감독총괄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이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경영연구소 경제분석실장 등 임원을 역임했다. 현대자동차 근무 후 잠시 공백기를 가지다 김한정 의원실의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금융권에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관련 부처를 소관하는 정무위 의원 보좌관으로 금감원 출신이 영입된 데에 관심이 높다. 최근 들어 사모펀드 등 각종 사건사고로 금융당국과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인지라 금감원 인사의 국회 보좌관 발탁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도 보좌관 발탁에는 김한정 의원실과 연이 있는 금융감독원 국장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 금감원 출신 관계자는 “금감원 국장이 도 보좌관을 김한정 의원실에 소개했다”라며 “2012년에 퇴직을 했으나 여전히 금융감독원에 두루두루 아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보좌관 측은 금감원 인사의 소개를 통해 영입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도 보좌관이 국회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1963년 생인 김한정 의원과 비슷한 연배로 60세에 가까운 나이에 국회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에서 임원까지 하고 퇴직한 마당에 정치에 뜻이 있는지 몰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박사 출신으로 학자 같은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라며 “현대자동차에서 고위직 임원까지 하고 퇴직한데다 60세에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 의외다”라고 말했다.
금융사들 사이에선 도 보좌관 발탁으로 여당과 금감원 간의 밀월관계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12년에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금융감독원 내의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상황인데다, 도 보좌관의 발탁에 금감원의 입김이 없지 않았을 거란 시각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총선 압승으로 '거대 여당'에 모든 힘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의 국회 보좌관 진출이 금감원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란 분석이다.
다만 각종 이슈로 금감원과 날을 세우고 있는 금융사들 입장에선 국회에까지 금감원의 입김이 커지는게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한정 의원실 입장에서야 소관기관에 대한 소상한 정보를 가진 보좌진을 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도 보좌관 영입이 이뤄졌을 것이다”라며 “금감원 입장에서도 '갑중 갑'인 국회의원실에 조직을 잘아는 보좌관이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면보단 긍정적인 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 들어서 행정부 출신 인사의 국회 보좌관 진출이 이어지는데, 이번에도 이와 다르지 않은 이유란 분석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소속 사무관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행정부 출신의 유능한 관료들이 국회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빈번해졌다. 행정부의 권한이 줄어들고 국회로 힘이 쏠리면서 벌어진 양상이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행정부 관료보다는 국회 보좌관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짐에 따라 유능한 행정부 관료 출신들이 국회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빈번해졌다”라며 “해당 행정부 기관에서도 국회의원실과 소통채널이 생긴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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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