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제외한 기관투자가 연일 순매도
“비수기 접어들며 실적 상승 유인 부족”
DICC 소송전 등 경영권 매각 불확실성 영향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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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및 외국인 투자가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떠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재확산에 따른 실적 부담은 커졌는데 경영권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산중공업의 기업가치가 최근 급상승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최근 3개월 기관투자가들은 두산인프라코어 주식 약 430만주를 매도하며 투자비중을 크게 줄였다. 기관투자가 중에선 연기금만 순매수에 나섰을 뿐, 금융투자·보험·투신·은행·기타금융 업종 모두 강한 매도세를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가는 약 630만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가의 지분율은 지난해 약 17%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꾸준히 줄어 현재는 5%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2500원 수준의 연저점을 지나 8000원대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코로나의 여파를 딛고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면서 주가가 동반 상승한 효과, 그리고 두산그룹의 경영권 매각 발표 이후 급격한 상승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는 주춤해졌고 그룹의 주력이었던 두산중공업의 가파른 주가 상승과는 상당히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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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유동성을 무기로 한 개인투자자들이 상당수 매수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사업적 기대감, 즉 펀더멘털에 기인한 흐름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의 투자 비중을 줄이는 이유는 경영권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했고, 펀더멘털에 기초한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3350억원, 개별기준 8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반기 전통적으로 중국 등 각 국가의 굴삭기 판매가 비수기이고, 올해는 코로나 재확산의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두산인프라코어가 선전하고 있는 중국 굴삭기 시장이 하반기는 판매 비수기에 접어든다”며 “하반기 굴삭기 판매가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권 매각 성사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두산그룹은 연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인수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두 기업 모두 한발 물러선 상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진행되기 위해선 밥캣을 지배하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인적분할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투자회사는 추후 두산중공업과의 합병 가능성이 열려있다. 굴삭기 사업을 영위하는 인프라코어의 사업회사만을 매각한다면, 현재의 기업가치를 오롯이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산그룹의 눈높이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밥캣을 제외한 인프라코어의 사업부분만을 두고 밸류에이션을 해야하지만, 사실 투자자들은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에 대부분 관심을 갖고 있다”며 “두산그룹이 밥캣을 포함한 통매각에 나서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과 두산그룹과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역시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를 둘러싼 소송전이다. 1심 재판부는 두산그룹, 2심 재판부는 재무적투자자(FI)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 결론은 이르면 올해 연말 날 가능성이 있다.
소송가액은 최소 8000억원으로 두산그룹이 최종 패소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해당 금액을 고스란히 FI에 돌려줘야 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구조를 짜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사 인수후보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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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자구안의 핵심이 그룹의 모체인 두산중공업을 살린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두산중공업 주가의 급격한 상승,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주가가 중공업의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은 두산그룹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3개월간 두산중공업의 시가총액은 4배가량 증가했으나 두산인프라코어는 약 30% 상승, 두산밥캣은 오히려 약 20% 감소했다. 추후 밥캣 지분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우발 채무를 떠안은 투자회사와 두산중공업의 합병을 고려한다면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의 몸집이 큰 상황이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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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02일 16: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