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익 '12조'…돌아온 '스마트폰'에 삼성전자 어닝서프라이즈
입력 2020.10.08 09:20|수정 2020.10.08 09:31
    연결 잠정실적 영업익 12.3조·매출액 66조
    2018년 이후 7분기만에 10조원대 영업익
    반도체 업황 부진 속 '모바일' 수익개선 덕
    8만원 점치는 목표가 따라갈지는 지켜봐야
    • 삼성전자가 이번 3분기에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0조원대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7분기만이다.

      8일 삼성전자는 2020년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8.10%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번 호실적은 코로나 이후 판매경로를 온라인 채널로 전환한 모바일(IM) 부문의 수익성 확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5% 늘어난 66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익성이 크게 확대한 모습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 매출액은 약 3조원, 영업이익은 약 2조원가량 높은 수치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실적 방어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지급한 1조원대 보상금이 깜짝 실적으로 이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3분기에는 반도체 외 사업 포트폴리오가 실적을 방어해줬다"며 "반도체 실적 회복 시점을 내년으로 기약하더라도 연말까진 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IM 부문이 이번 분기 4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로 지연됐던 5G 스마트폰에 대한 펜트업(pent-up, 억눌린) 수요로 판매대수는 8000만대를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며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어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거란 목소리도 많다.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심이 현실화하며 반도체 수요 공백이 발생한 것도 타 사업부에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에선 화웨이 스마트폰 공백을 두고 애플과 보급형 모델에서 격돌이 예상되지만 실적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반도체 부문 역시 전 분기 대비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격적인 업황 회복 시점은 연말 이후 가시화할 전망이다. 10월 초 PC용 8Gb D램 현물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종 거래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D램 가격이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중순 화웨이가 미국 상무부 제재 시한을 앞두고 주문량을 늘린 것은 일회성 호재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다음해 데이터센터와 게이밍콘솔 등 신규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 모두 20~30%대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를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수적 설비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돼 메모리반도체 공급부족 국면이 재연될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국내외 증권가에선 지난 두 달여 동안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앞다투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7월말 이후 7만원대 목표가가 처음 제시된 이후 현재 8만원대 안팎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7일 5만9900원에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8일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소폭 오른 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를 기록한 건 올초 메모리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고가(6만2800원)를 기록한 이후 다섯 번째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매번 조정을 거쳤다. 이에 시장 목표가에 맞춰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많다. 지난달 5G 통신장비 공급계약과 비메모리 반도체 수주 기대감으로 6만원대를 복귀했을 땐 글로벌 기술주 하락장을 빌미로 조정을 겪었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표인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와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재평가에 대한 갈증도 높다"라며 "내년 메모리 업황이 회복되고 나면 2022년부터는 비메모리 부문에서 구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 목표가 상향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