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빅딜, S&P보단 부정적으로 본 무디스
입력 2020.10.21 17:45|수정 2020.10.21 17:45
    신용등급 변동없지만, 등급전망 '부정적' 유지
    "레버리지비율 약화, 완충력 많지 않은 수준"
    • SK하이닉스의 '빅딜'을 두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21일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NAND)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Baa2'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해 7월, 2019년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순차입금이 크게 증가하고 업황이 하강 국면에 들어가면서 잉여현금창출능력에 불확실성이 생겨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같은날 코멘트를 내놓은 S&P의 "신용도에 다소 긍정적"이라는 평가에 비하면 무디스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션 황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인텔 낸드 인수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지위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주로 반영했다"며 "다만 동시에 '부정적' 전망 유지는 향후 12~18 개월간 업황 회복 및 잉여현금흐름 창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대규모 인수 비용으로 인한 레버리지의 상당한 증가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의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재무전략 및 업황에 따라 정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회사의 레버리지 비율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정 레버리지 비율이 SK하이닉스의 현 독자신용도에 부합하는 수준 대비 완충력이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인수 이후 인텔 낸드 사업의 연간 기준 예상 실적 기여를 반영한 SK하이닉스의 장부 자본(book capitalizaion)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23~25%로 2019년의 20% 대비 상승하고,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0.8~1.0배로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추정 레버리지 비율은 SK하이닉스가 인수비용의 1차 지급액인 70억달러(8조2000억원)의 약 40~50%를 보유 현금으로, 나머지는 차입으로 조달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산출됐다.  2020년 6월 기준 SK하이닉스의 보유 현금은 4조9000억원이다. 무디스는 해당 인수의 1차 클로징시점까지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보유 현금이 6조~7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이번 인수로 기대되는 SK하이닉스의 시장 내 지위 상승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낸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다소 약한 수준의 시장지위는 회사의 신용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 이번 인수로 D램 위주의 제품 믹스 균형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지속적인 회복을 보인다는 가정을 토대로 SK하이닉스의 2021년 조정EBITDA(인텔 낸드 사업의 연간 기준 이익 기여 반영)를 약 19조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무디스는 업황에 대한 낮은 가시성 및 글로벌 경제의 미약한 회복세를 고려할 때, SK하이닉스의 레버리지가 현재 무디스 예상 대비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상당히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무디스는 "현금흐름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인수 비용 중 차입에 의해 조달되는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상기 추정치보다 레버리지가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 경우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