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 탄탄한 인지도에도 여전한 '프랜차이즈' 성장성 우려
입력 2020.10.22 17:43|수정 2020.10.22 17:43
    "HMR·플랫폼 통해 2025년 매출 7700억 달성"
    "로열티 없다" 기존 프랜차이즈 오해 '최소화'
    신사업 확대 통한 중장기 성장전략은 '글쎄'
    프랜차이즈 성장성 향한 우려 시선은 지속 전망
    • 교촌에프앤비의 공모 청약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도 프랜차이즈업의 성장성에 우려는 완전히 씻기지 않았다는 평가다. 교촌치킨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비교적 싼 기업가치가 강점으로 꼽힘에도 불구, 제시한 사업전략이 투자자들의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불신을 끊어낼 정도는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22일 교촌에프앤비는 온라인 상장(IPO)간담회를 열고 사업모델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상장을 통해 기존 사업을 확고히 하는 한편으로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가정간편식(HMR), 자체 온라인 판매채널, 수제맥주 브랜드 출범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액을 지난해 두 배 수준인 7700억원으로 확대하고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는 IR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태에 대한 오해를 최대한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황학수 교촌에프앤비 사장은 "통상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맹본부의 노하우와 상표권, 지적재산권 등을 대가로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교촌에프앤비는 모델이 다르다"라며 "교촌에프엔비는 로열티를 받지 않고 가맹점에 원자재·부자재를 가맹점에 공급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의 2018년 기준 가맹점 폐점률은 상위 3사 중 최저(0.5%)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약 6억2000만원 수준으로 업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동종 업계에서 매출액 1위를 유지해온 만큼 주력 브랜드의 경쟁력에 대해선 검증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기관들은 여전히 중장기 성장전략에 있어 프랜차이즈의 한계가 여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촌에프앤비가 제시한 신성장동력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었다. 교촌에프앤비는 내년부터 해외진출을 본격화해 2025년까지 25개국에서 500개 이상 매장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기준 해외 점포는 6개국 37개다. 교촌에프앤비는 내년 1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시작으로 2025년 해외사업 매출비중이 전체 10%(약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진출을 통한 사업 확장은 사실 '뻔한 이야기'의 반복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의 성장성 한계를 지적받아온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반복적으로 꺼내든 것이 해외진출"이라며 "진출 지역과 지점이 늘어날 수록 불확실성도 늘어나기 때문에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설득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플랫폼 구축에 대해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많다. 교촌에프앤비는 자체 플랫폼을 HMR과 소스 등 신사업의 유통채널로 활용할 예정이다. 황 사장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견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체 어플리케이션과 온라인몰 등 독자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 플랫폼을 통한 매출액도 내년 전체 매출액의 약 2%까지 늘어날 것이라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유통 담당 한 연구원은 "통합 플랫폼 시장 규모가 500조원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IT업체가 아닌 프랜차이즈 업체가 직접 견제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라며 "쿠폰 등 방식으로 단기간 내 이용자를 확보할 수는 있지만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게 더 합리적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사업으로 인해 현 수준 수익성 유지가 힘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후 저수익 사업 정리 및 경영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10%대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내년까지는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신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없어 미래 구상이 가시화하는 만큼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고 비교적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한 달 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공모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라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눈높이도 그만큼 더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데 기대 이상의 내용을 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오는 28일에서 2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공모가격은 1만600원에서 1만2300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내달 초 공모를 통해 최대 713억원을 조달해 물류센터 설비와 R&D 투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상장 대표주관회사는 미래에셋대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