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 확대?…판매 비중·B2C 증가
셀링 포인트 '그린카'…투자유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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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이 카셰어링(차량공유) 자회사 '그린카'를 필두로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역시 이런 수단 중 하나로 해석된다.
경쟁 심화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 상환과 중고차 등 사업 규모 확장이 롯데렌탈의 핵심 화두로 꼽힌다. 롯데렌탈의 차입금은 지난 5년간 1.6조원 가량 늘어난 바 있다. 지난 10년간 중고차 시장이 크게 확대되며 롯데렌탈 매출 중 중고차 판매 비중도 조금씩 늘고 있어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대형 증권사 일부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한 상태다. 구체적인 요구를 담기보단 기업 분석을 충실히 해두길 요청하는 수준으로 갈음했다는 후문이다. 시장에 의사를 타진하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단계로 풀이된다.
롯데렌탈은 자본적정성 개선 필요성이 커진 상태였다. 그동안 롯데렌탈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총차입금이 2015년 말 2.3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3.9조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렌탈업 특성상 레버리지를 일으켜 운용규모를 키워야 하는 까닭에서다.
앞서 증권사에서는 롯데렌탈이 자회사인 그린카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거나 조기 IPO를 추진해 자본적정성을 개선할 것이라는 예측이 오갔다. 최근 IPO 의사를 조심스레 타진한 것도 이런 맥락이란 평가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에서는 레버리지 관리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롯데렌탈은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계열사에서도 계속 돈을 넣어줄 수 없는 상황인 건 맞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회사인 호텔롯데의 지원 여력이 크게 줄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연결 기준,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2018년 상반기 868억원, 2019년 상반기 1187억원으로 늘어나는 듯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2326억원 가량 적자가 났다. 코로나19로 인한 투숙객 감소 여파 때문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물론 IPO는 회사가 처음부터 추진하던 사안이긴 하다"라면서도 "원래 처음에는 호텔롯데가 렌탈 부문 자본 확충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은 사실이나 최근 TRS 정산도 있고 하다보니 당장 계획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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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이 중고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상 렌터카 업체들은 자사 렌터카를 임대 자산으로 보유하다 중도 반납되거나 만기 환입시 일반 중고차 매매업체 등에 판매한다.
중고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업 매출액은 2006년 2조796억원에서 2016년 7조985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차 거래대수도 전년동기대비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이에 현대자동차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최근 롯데렌탈의 매출 비중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2018년 69.3%였던 차량렌탈 매출 비중은 2019년 67.9%로 떨어지다 올해 상반기 기준 65.2%까지 하락했다. 반면 중고차 부문 매출 비중은 2018년 23.2%에서 올해 상반기 25%까지 상승했다. 또한 렌탈은 특성상 법인 비중이 매우 높은데 최근 롯데렌탈이 B2C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사전절차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롯데렌탈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해당 기업의 지분 42.04%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서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 호텔롯데 상장이 흥행이 되기는 상당히 어렵기에 그게 되겠나 싶다"라며 "호텔롯데 이전에 롯데렌탈 자체도 규모가 작아서 대형 증권사들은 이에 흥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말했다.
롯데렌탈 기업가치 산정 툴을 위한 재료로는 자회사인 그린카가 꼽힌다. '카셰어링'이라는 기업 스토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호소하기 좋은 까닭에서다.
IPO 외에도 그린카의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끌어오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다만 쏘카, 그린카 등이 경쟁을 하고 있는 공유차량 부문도 렌터카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고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 아닌 만큼 출혈경쟁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공유산업이 계속 커가고 있는 상황이라 긍정적이긴 하지만 렌터카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하고 진입장벽 자체가 높은 산업은 아니다"라며 "경쟁이 치열하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기에 조금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렌탈 측은 "시장상황이 어떤지 이런 시점이 좋겠다는 등 시기와 전략을 물어보는 미팅 자리가 있던 것은 맞다"이라며 "그린카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주주들로부터 투자 유치 관련 요청이 나오고 있어 검토를 해보고 있는 중이며 정해진 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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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2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