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자본잠식 완화 시급…대주주 나서 부족분 900억 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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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과 앵커PE가 티몬 유상증자에 참여해 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부 기관이 이해상충 문제로 증자에 참여하기 어려워지자 대주주가 나서 부족분을 채우게 됐다.
3일 M&A 업계에 따르면 KKR과 앵커PE는 티몬 자본확충을 위해 900억원을 투자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자본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은 지난 4월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삼아 상장 준비에 나섰다.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 방안을 검토하던 차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PS얼라이언스가 투자 의향을 밝혔다. 별도로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PS얼라이언스가 모은 투자금을 넣고, SPC는 티몬의 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받아오는 구조로 논의됐다. 반대로 SPC는 그 신주를 교환대상으로 투자자에 EB를 발행하게 된다.
티몬은 2018년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가(250만원)와, 기존 주식 수(59만9317주)를 고려한 100% 지분가치는 약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투자유치에선 2조원 미만의 기업가치를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티몬 흑자전환이 점쳐지고 EB 수익률도 15% 수준으로 설정한 터라 기관투자가(LP), 증권사 등의 관심이 높았다.
EB 발행 규모는 4000억원으로 합의했었지만 우여곡절이 있었다. 일부 기관이 PS얼라이언스와 이해상충 문제로 출자에 나서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거래 종결 역시 지난달 말께로 예상됐으나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게 됐다.
티몬 IPO에서 가장 걸림돌은 자본잠식이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매년 결손금 규모가 확대됐고, 작년 자본총계는 -5505억원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을 위해 자본잠식 일부를 해결하라는 뜻을 티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했던 자본확충 규모를 채우지 못하면 향후 상장 심사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얻기 쉽지 않았다.
이에 KKR과 앵커PE가 나서서 부족분을 충당하게 됐다. PS얼라이언스가 모은 자금 외에 9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기존 대주주인 데다 기대 수익률로 높기 때문에 투자에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KKR과 앵커PE는 작년말 기준 600억원가량(이율 12%)을 티몬에 빌려주고 있는데 이를 자본전환하는 방식이라면 현금 투입을 줄일 수도 있다.
티몬 관계자는 “KKR과 앵커PE가 900억원을 재투자하기로 했다”며 “증자는 당초 예상했던 대로 4000억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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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03일 15:5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