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바이오ㆍ친환경에너지…'바이든 美 대통령' 수혜주 찾는 증시
입력 2020.11.06 13:41|수정 2020.11.09 10:15
    반도체·2차전지·바이오 대장주 일주일새 급등
    코스피도 덩달아 반등…17일만에 2400선 복귀
    바이든 정책 수혜 시나리오 따르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도…변동성 재확산 가능
    • 국내 증시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점치며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미중 무역갈등 해소와 오바마 케어 부활, 파리협약 복귀 등 미국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에 위치한 관련주가 급등하며 코스피 지수도 단숨에 2400선을 탈환했다.

      그러나 미국 대선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 극단적인 변화가 전개될 거라 단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 급등장이 불확실성 해소로 대기 중이던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삼성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3.08%, 6.55%, 5.33% 급등했다. 세 종목의 시가총액 합산규모만 450조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47포인트(2.40%) 오른 2413.79에 마감했다. IT·반도체·바이오·친환경에너지 부문 대장주가 급등 영향으로 17거래일 만에 2400선에 복귀한 것이다.

      미국 증시 역시 마찬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5일 미국 3대지수인 S&P500과 다우,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5%, 1.95%, 2.59% 상승마감했다. 바이든 당선 기대감으로 기술주와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부문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금융시장의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을 따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당선 이후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가 기다린다. 증권가에서는 바이든의 정책 방향 중 트럼프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으로 친환경 정책을 꼽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중심으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전환 기조에서 벗어나 자국 산업을 보호하던 종전의 미국에서 탈피해 기후협약 복귀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악재에서 자유롭던 삼성SDI가 가장 먼저 상승세를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이후 박스권을 이어가던 주가는 10월 넷째주부터 상승세를 시작해 전고점을 돌파했다. 6일 현재 삼성SDI는 10거래일 만에 17% 이상 상승해 50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대선이 시작되며 이 같은 흐름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 이어졌다. 양사는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번주 들어 15% 안팎 급등했다. LG화학은 6일 개장 직후 5% 가까이 급등하며 네이버를 꺾고 코스피 시가총액 4위에 올라섰다.

      LG화학은 미국에 생산설비를 둔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의 핵심 공급사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 수조원 규모 배터리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바이든 당선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기차 판매경쟁이 북미 전역으로 확산할 거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케어 등 미국 내 의료복지 확대를 예고한 점도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귀환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간선거가 치러진 이번주에만 11% 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4일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이 하루만에 43% 폭등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의 신약을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헬스케어 부문으로 증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헬스케어ETF는 5일 현지시각 기준 4.44%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은 대장주 셀트리온도 이번주 들어 13% 이상 올랐다.

      이밖에 미중 갈등이 트럼프 대통령 시절보다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관측된다. 3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1월로 순연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삼성전자는 6만원대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도 이주 들어 8% 가까이 상승했다. 양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 조치로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공급계약에 일부 타격이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증시가 급격하게 바이든 당선 수혜 기대감을 반영하는 만큼 호재로 인한 상승세가 금새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금융시장의 예측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확정되더라도 급격한 정책 변화가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수성할 전망인 가운데 트럼프 불복 소송이 전개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하다"라며 "바이든 당선으로 관련주 수혜가 모두 현실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은 증시가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과정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