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으로 점철된 롯데쇼핑, '위기극복' 다음 선택지는?
입력 2020.11.13 07:00|수정 2020.11.13 00:09
    "구조조정 외에도 기대할 요소 필요"
    롯데ON성장·차입금 감축 등 급선무
    경쟁 심화에 경쟁력 확보 쉽지 않아
    • 롯데쇼핑이 연초부터 시작된 대규모 구조조정 성적표를 받기 시작했다. 올해는 재무 개선 효과가 '맛보기' 수준을 보였다는 평이다. 본격적인 효과는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갈수록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롯데쇼핑이 점포 정리의 방어적 대응 외에도 경쟁력 유지를 위한 다음 '묘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인 재무 개선을 위해 롯데ON 부문의 성장과 늘어난 차입금 관리가 뒤따라야 할 전망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한 효과는 실적으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3분기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매출은 4조10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6.8% 증가한 11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과 할인점, 슈퍼, 롭스 등 88개의 점포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롯데쇼핑은 올초 연내 실적이 부진한 121개의 매장을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당초 계획의 약 80%를 정리했다. 올해 폐점 계획은 사실상 마무리 됐고, 추가 구조조정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총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를 3~5년간 순차 정리할 계획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단기적인 재무 개선 효과는 뚜렷하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 실적 부진 매장을 줄이면 재무적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 나중에 규모가 작아져 매출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전체 점포 중 정리 대상 점포 비율은 30%에 달한다. 또 정리 과정에서 임차 위약금, 재고처리비용 등 일시적인 비용도 여전히 부담이 남아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도가 센 구조조정을 했으니 실적이나 주가 측면에서 효과가 어느 정도 보이는데, 이제는 구조조정 외에 더 기대할 만한 요소가 있냐는 문제가 남는다. 온라인 쪽이 폭발적인 성장을 해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무엇보다 온라인 부문의 경쟁력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온·오프라인 유통 서비스를 통합한 ‘롯데ON’을 론칭했다. 롯데쇼핑의 3분기 온라인 부문 GMV(총상품매출액)는 전년 대비 3.5% 성장에 그쳤다. 그 외 온라인 부문 관련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온라인 통합에 나선 이마트의 쓱닷컴(SSG.COM)는 올 3분기에 36% 수준의 신장률을 보였다.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1, 2분기에 비해 3분기에는 적자 규모도 31억원으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이마트 온라인 부문이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발주자인 롯데쇼핑이 그 격차를 줄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과거보다 늘어난 차입금 감축도 관건이다. 롯데쇼핑은 차입부담 완화를 위해 일부 자산 매각을 추진중이고, 점포 정리를 통해 리스부채 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순차입금이 총 13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감축을 위해선 자산매각과 투자 최소화, 영업현금흐름 안정화 등 자체 상환능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017년 27.5%에서 올해 3월 49%로 뛰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리스회계기준 변경 영향으로 109.3%에서 184.4%로 올랐다.

      구조조정의 본격적인 효과는 내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이 측이 계산한 구조조정 대상 점포의 향후 3년 예상 적자가 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실적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인력 슬림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 초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과 더불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간부급 이상 인력 정리에 나선다. 매년 고연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이 있었지만, 올해는 롯데백화점 70명, 롯데마트 70명 정도로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AA급인 롯데쇼핑은 재무적으로는 수익성을 제일 중요하게 보고, 또 순차입금과 EBITDA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불리한 업황 속에서 실적 방어가 필수”라며 “유통 사업환경이 안좋다고 보고있기 때문에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부문 성과 입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중요 모니터링 요소로 보고 있고, 그 외에도 재무개선 방안으로 자산 매각 등이 방법일 수는 있으나 원활하게 진행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