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PO 대어' HK이노엔에 쏠리는 관심...한국콜마 이득 얼마나 되나
입력 2020.11.17 07:00|수정 2020.11.18 10:05
    한국콜마 부채비율 150% 상회...HK이노엔 상장 흥행 절실
    예상 최대 시가총액 밑돌 시 자금조달 규모 감소할 가능성
    •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이 신약 ‘케이캡정’을 앞세워 제약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빠른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 6월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관건은 모회사인 한국콜마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지다. 지난 2018년 1조원이 넘는 가격에 HK이노엔을 인수한 탓에 이번 상장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난 3분기 HK이노엔의 모회사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매출 3372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미주 지역 매출은 올해 말까지 634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7.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미국에서 자회사인 PTP와 색조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고객사 수주 확보가 지연되며 코로나19 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이 내년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년 전 한국콜마가 HK이노엔을 인수한 데 따라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한국콜마는 2018년 HK이노엔을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약 9000억원의 차입금을 끌어 썼다. 이 여파로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약 169.8%에 이르렀다. 인수 당시 10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는데, 2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한국콜마는 HK이노엔을 단순한 ‘헛개수’ 판매회사가 아닌, 제약회사로 키워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이 상당한 반향을 얻어냈다.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그 해 12월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신약 중 최단 기간에 매출이 100억원과 200억원을 웃돌았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말 상장 작업을 시작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 등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HK이노엔의 예상 시가총액을 1조5000억원~2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한국콜마가 HK이노엔의 지분을 50% 남기고 나머지를 동일한 비율로 구주매출 및 신주발행 공모한다고 가정하면 약 46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만약 HK이노엔 상장이 흥행해 시가총액이 최대 2조원까지 이른다면, 한국콜마의 부채비율은 112.1%로 낮아지게 된다.

      물론 변수는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높았던 바이오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사그라드는 추세인 탓이다. 만약 HK이노엔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에 그친다고 가정할 경우, 조달 규모는 3450억원 정도에 머무를 수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바이오랩 등 바이오회사에 개인투자자가 어느 정도 몰리기는 했지만 바이오 업황 투자심리가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공모 주식수를 줄여서 단기 투자에 유리한 상황을 만든 것이 주효했던 것일 뿐, 바이오회사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