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 반사이익 봐…카드·캐피탈社도
캐피탈社, 실적 개선에도 "건전성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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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發) 경기 침체에 오히려 일부 사업들은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했다. 비대면 환경의 보편화 덕에 반사이익을 누린 이커머스ㆍ콘텐츠 기업 등에겐 당연한 결과지만, '골칫거리' 취급을 받던 산업이나 이미 '한물갔다'라고 평가받던 사업이 거꾸로 재평가를 받으며 급부상하기도 했다. 가전ㆍ카드ㆍ보험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호실적은 코로나에 힘입은 '반짝효과'에 그칠 전망이다. 탈(脫)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잠시 숨겨졌던 산업 자체의 한계가 다시 표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사업 중 하나는 전자회사의 가전 부문이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골칫거리였던 '가전' 부문은 코로나 확산세 효과를 한껏 누렸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며 집에서만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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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생활가전(H&A)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6.7% 증가했다. 또 삼성전자 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8300억원 가량 늘어난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3분기 깜짝 실적을 낸 원동력이 됐다.
당장 작년까지만해도 사양산업으로 취급받던 신용카드사들도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카드사 경영진이나 주요 주주들조차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였다.
소비저하로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게 당초 중론이었지만, 그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줄었다. 카드사들이 '마케팅 용도'로 지불하던 영화관 할인·레스토랑 할인·공항 편의시설 등 할인 혜택에 대한 사용빈도가 급감한 것이다. 덕분에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했다.
반면 카드 사용은 줄지 않았다. 오프라인으로 결제하지 않는 대신 온라인 결제가 그만큼 늘어났다. 카드사들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정책특수도 한몫했다.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고자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덕에 카드이용대금 실적이 유지됐다. 자연스레 비용은 줄고, 매출은 유지 또는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세가 일어났다. 실제로 국내 4대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들의 3분기 누적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거의 대부분 두 자릿 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기 카드사의 실적은 다소 업황을 빗겨나가는 것 같은데 긴급재난지원금 유동성 효과 덕에 대손비용이 덜 들어서 그런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결제 부문에서 마케팅 비용이 많았는데, 이를 줄이면서 결제 부문 실적이 좋아지기도 했고 긴급재난지원금 덕에 카드 이용대금이 늘어나면서 결제 실적이 유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사들도 비슷한 수혜를 누렸다.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며 자동차금융 비중을 높인 캐피탈사들이 반사효과를 누렸다. 신용대출 증가로 가계금융 자산이 늘었는데, 대출 상환 유예 등 정책적인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줄며 대손비용이 1%대를 유지하는 등 사실상 최저여서 실적에 호재가 됐다.
보험사들의 깜짝 실적도 코로나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장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며 저금리 기조 유지에 향후 먹거리 걱정이 끊임없던 손해보험사 3분기 실적 성적표에도 활기가 돌았다. 지난해 100%를 넘나들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중반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2차 감염 우려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일반보험 손해율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생명보험사 역시 깜짝 실적을 잇따라 내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엔 고객을 대면으로 만나 보험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았다. 신규 보험 가입이 줄어들긴 했지만 급감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되려 보험영업 수지가 개선됐다. 외부 활동이 줄며 인명사고가 줄었고, 보험금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생보사는 보험영업에서 적자를 내고, 운용수익을 통해 이를 보충하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연간 보험영업 적자가 1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올해 2분기엔 보험영업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운용수익이 크게 줄었고 전년대비 실적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긴 했지만, 시장 컨센서스보다 훨씬 좋은 실적을 냈다.
이커머스와 간편결제 부문은 코로나 사태 덕분에 확실히 밸류에이션까지 높아졌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커머스가 새 트렌드라는 점은 분명했으나 이들의 성장세가 슬슬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적 성장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때문에 쿠팡에 입점한 기업들은 향후 받아낼 판매대금을 일컫는 '매출채권'에 보험조차 들지 못했다.
그러나 쿠팡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온라인 쇼핑 수요를 흡수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쿠팡의 거래대금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을 위시해 신선식품 배달 업체들이 다시 투자자를 모을 수 있을 정도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고 대형 유통회사들이 '배달전쟁'을 다시 진지하게 바라보는 계기까지 마련됐다.
덩달아 간편결제(PG)사업도 특수효과를 누렸다. 3분기 영업이익 268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KG이니시스가 대표적이다. 코로나가 확산되던 올해 상반기 신규 가맹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가맹점과 제휴를 확대했다. 네이버페이도 기존 업계 반발에도 불구, 금융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해당 부문에서 전년동기 67.6% 증가한 1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이 같은 수혜 효과는 백신 가시화와 함께 사라질 것이 확실시된다.
가전의 경우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며 교체 수요가 앞당겨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내년 이후의 수요가 선반영됐다는 이야기다. 가전 제품의 평균 사용 주기는 종류에 따라 5~10년을 넘나든다.
카드의 경우 야외 활동이 정상화될수록 다시 수익성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당장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개편되며 일일 확진자 800명선까지도 식당이 문을 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9일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으며 항공ㆍ호텔주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이들 업종의 영업이 정상화된다면 이는 고스란히 카드사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캐피탈의 경우에도 현재는 연체율이나 부실채권이 적지만, 실물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거나 회복이 더딘 스트레스 상황이 생겼을 때 연체율이 높아지면 수익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 2019년 전후로 경기침체(디플레이션)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었고, 코로나19가 충격을 주며 취약계층ㆍ한계기업이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의 경우 생보사는 종신보험 시장 포화로 손해보험사의 주력 시장이었던 제3보험(상해ㆍ질병ㆍ간병)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초저금리로 이차역마진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업권을 넘어 경쟁은 심화되는 모양새라 장래 전망을 좋게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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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