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총수 반열에 오른 김동관 사장…금춘수 부회장 거취에 관심 집중
입력 2020.11.20 07:00|수정 2020.11.23 10:05
    김동관 부사장, 연말인사에서 사장 오르며 3세 경영 본격화
    그룹 내 입지는 사실상 총수 격
    김승연 회장의 복심인 금춘수 부회장 거취 관심
    금 부회장 거취 변화가 김동관 시대의 서막이란 평가
    • 한화그룹이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연말인사에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안팎에서 사실상 총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남은 관심은 김승연 회장의 '복심'이라 불리는 금춘수 한화 부회장의 거취다.

      최근 한화그룹은 연말 계열사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3세 경영인들의 약진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은 부사장 승진 9개월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전면에 나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도 조만간 그룹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이다.

      3세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다. 그룹 안팎에서 김 사장이 사실상 한화그룹 총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본인의 가신그룹을 챙기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실상 총수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다. 그룹 전체적으로 손발이 맞는 인사가 포진해 있는 만큼 이전처럼 가신그룹을 따로 챙기진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한화그룹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김동관 사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그룹에 두루두루 포진하기 시작했다”라며 “이제는 굳이 가신그룹을 챙기기보단 그룹 전체적으로 김동관 사장이 관리하는 그림이 다”라고 말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연말인사에서 옥경석 ㈜한화 사장의 거취 변화가 이목을 끌었다. 옥 사장은 김승연 회장의 대표적인 가신그룹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룹 지주사에 해당하는 ㈜한화의 3개부문 대표를 맡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지만, 이번 연말인사에서 기계부문 한 부문만을 이끌게 됐다. 상대적으로 김동관 사장 라인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약진했다.

      이제 남은 관심은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의 거취다.

      금춘수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1953년생으로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후 현재의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40년 동안 한화그룹에 몸 담은 뼈 속까지 ‘한화맨’이다. 삼성의 미래전략실장에 해당하는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의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았으며,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에도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한화그룹의 주요 현안에 관여했다.

      비단 사업재편뿐 아니라 3세로의 경영승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사업재편을 진두지휘하며 현재의 한화그룹의 사업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금 부회장이 대표적인 김승연 회장의 복심이란 점에서 그의 존재 자체가 3세 경영에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도 많다. 금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역할을 하는 한 여전히 김동관 사장의 역할에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금춘수 부회장의 거취변화가 김동관 시대의 서막을 올리는 이벤트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춘수 부회장의 거취변화를 눈여겨 보고 있다”라며 “수년간 김동관의 사람들로 그룹 인사를 채웠지만, 그럼에도 김동관 시대의 서막은 금 부회장의 거취변화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여전히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금 부회장이 그 자리에서 당장은 내려오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 회장의 경영복귀 의사가 있다면 가장 큰 경쟁자는 김동관 사장이란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쉽사리 자신의 가신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이건희 회장 조문에 직접 나서는 등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라며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 의지에 맞물려 금춘수 부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