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지연될까, 확진될까…코로나 '락다운' 걱정 늘어나는 주관사들
입력 2020.12.15 07:00|수정 2020.12.14 17:45
    SK바이오사이언스 전원 출근…카카오페이는 '줌' 활용
    발행사 의지 따라 결정되는 재택근무에 證 "불안하다"
    '저효율' 재택·화상회의에도 우려 커…"IPO 진행 더뎌"
    •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한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됨에 따라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통상 주관사는 담당 발행사(상장 기업)에 직접 찾아가는 현장 실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원격 회의를 하거나 소수만 출근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격으로 불가능하진 않은 수준의 업무지만 증권업계에선 효율이 떨어진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파견된 직원들은 증권사 소속이지만, 재택근무의 여부가 발행사의 의지에 달렸다는 점도 지적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크게 경각심이 없는 발행사의 경우 증권사 직원에 대한 재택 권고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파견된 증권사 직원이 확진이 될 경우 그 책임 소재도 어디에 물어야 하는지 모호한 상황이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야놀자 등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은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통상 해당 과정 중에는 주관 증권사 직원들이 발행사에 파견돼 회의를 거듭하며 청구서를 함께 쓰거나 수정을 거듭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서비스업 관련 기업이 아닌 경우에는 공장 등 실물 자산을 직접 살피기도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2.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고 3단계 도입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확진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3단계 격상 기준에 점차 도달하고 있음에 따라 메리츠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전원 재택이 권고되는 '3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 업계에 따르면 발행사의 의지에 따라 주관 증권사 직원들의 출근 유무가 정해지고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관사로 선정된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IPO 담당자를 사내로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한 관계자는 "어차피 증권사 IPO 담당자들의 컨설팅을 받아서 같이 협의를 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이들의 지원을 받고 같이 진행하고 있다"라며 "출근한 증권사 직원분들은 70%가 재택근무 또는 분리·분산 근무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일부는 재택근무를 하고 일부는 사무실에 나오더라도 격리돼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견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그 책임 소재를 묻기도 모호하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실사 도중 확진이 된 사례는 아직 없어 책임 소재를 따지긴 어렵긴 하다"라면서도 "그러나 발행사가 출근을 하라고 했던 만큼 확진되면 발행사 책임이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레 추측은 해본다"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는 달리 카카오페이는 주관 증권사 직원들에게 출근을 자제시키는 분위기로, 증권사 IPO 담당자들과 주간 컨콜을 하는 방식으로 현장 답사를 갈음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불안을 느끼는 모습이다. 다만 비대면으로 실사를 하는 경우에는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발행사가 큰 회사일수록 현장 답사는 자제하는 분위기고, 원격화상회의 시스템인 줌(Zoom)으로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실사는 컨콜로 진행하기가 아무래도 어려워 효율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주관사를 선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야놀자나 크래프톤은 현재 본격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단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 되지 않는 한, IPO 일정 진행이 다소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크래프톤은 현재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다. 크래프톤 IPO 주관 증권사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긴 하다"라면서도 "게임회사여서 공장을 견학하거나 이런 과정이 필요 없기도 하고 아직 현장답사까지 할 단계는 아니긴 하다"라고 말했다. 야놀자는 현재 주관 증권사와 비대면으로 에쿼티 스토리 등을 의논하고 있는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좀 떨어져야 본격 실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서는 기존에 파견돼 있던 직원들이 철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시장 상황이 좋을 때 급하게 IPO를 하려던 기업들의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에 따라 그 길이 막힌 상황이라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13일 07:00 게재ㆍ12월14일 1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