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말까지 합작 발표키로 합의하고 협상해
12월 그룹 인사 전 성과 내려는 포석 평가도
사실상 연임 성공했으나 합작 전망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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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중요 과제 중 하나는 디지털 전환인데 올해 카카오와의 제휴는 무산됐다. 중국 텐센트를 새로운 파트너로 초빙했는데, 처음부터 발표 시기를 11월말로 설정한 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정기 인사가 나는 12월 전에 굵직한 성과가 필요했던 것 아니냔 평가가 나온다.
삼성화재는 작년부터 카카오페이와 디지털손해보험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지난 5월 최종 무산됐다. 당시 두 회사는 향후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실제론 갈등이 적지 않았다. 업계 1위 삼성화재와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가진 카카오페이의 주도권 경쟁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전략적 제휴를 맺을 파트너를 계속 물색하다가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지난달 26일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텐센트가 기존의 삼성화재 중국법인에 투자해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중국법인 이사회는 지난달 중순 이 같은 안을 의결했다. 합작법인 지분율은 삼성화재 37%, 텐센트 32%가 된다. 삼성화재는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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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텐센트는 이미 올해 중반에 11월말까지는 합작법인 출범 계획을 발표하는 일정으로 합의했고, 이후 조건 협상을 이어갔다. 합작을 주도한 중국법인도 11월말을 협약 체결 시한으로 인식하고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삼성화재가 협약 시한을 11월로 정한 것을 두고 최영무 사장의 연임과 연계짓는 시선이 적지 않다.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최 사장이 그룹 인사 전에 치척을 쌓기 위해 서두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영무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로 입사했다.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3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내년 3월 3년 임기가 만료된다.
보통 연임을 위해선 임기 마지막 해의 실적이 중요하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이미 작년 전체 순익을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로 차량 운행과 병원 방문이 줄면서 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이 있었다. 숙원 사업이던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글로벌 손해보험사 캐노피우스(Canopius)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이사회에 들어갔고, 지난 10월엔 1억1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형사 재판 결론이 아직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 올해 금융계열사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괄목할 성과는 없었지만 최영무 사장이 유임 못할 정도는 아니란 평이 나왔다. 2018년 금융경쟁력제고 TF가 생긴 후 삼성전자 출신 인사 등 낙하산이 사라졌고, 올해 삼성화재 안에 최 사장을 넘을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물론 최영무 사장 입장에서 신경쓰일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작년 하반기 처음으로 경영실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최근 삼성그룹 CEO 인사에선 '60세룰’이 자리잡았는데 최 사장은 내년 58세가 돼 입지가 애매했다. 삼성생명엔 전영묵 사장이 버티고 있으니 과거처럼 삼성화재 사장 후 삼성생명 사장으로 영전하는 그림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지난 3년간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최영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보험업계 최초로 24시간 영업지원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공을 들였다. 다만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고 보긴 어려웠다. 여기에 카카오와 제휴도 무산됐으니 다른 성과가 필요할 만했다. 성과는 삼성그룹의 정기 인사가 나기 전에 나타나야 연임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다. 삼성그룹의 정기 인사는 보통 12월 초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말까지는 성과가 필요했다.
텐센트와의 제휴에 어떤 의도가 있었건 그렇지 않건 간에 최영무 사장의 연임은 성공한 분위기다. 삼성화재는 지난 7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사장 인사는 빠졌다. 통상 사장 인사를 먼저 실시한 후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삼성화재와 텐센트의 제휴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의 유력 IT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이익을 거두기까진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기존 중국법인의 이익 기여도도 미미했다.
한 증권사 보험 담당 연구원은 “카카오와 국내에서 하려다 못한 것을 텐센트와 중국에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텐센트와 협업해 중국에 판로를 뚫었다는 의미는 있지만 중국 시장도 과점 형태라 당장 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와 합작접인 설립 무산 때문에 텐센트와 중국법인 합작법인 전환을 진행한 것이 아니며 이는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미 수년전부터 진행해온 건에 해당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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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1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