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 검토하는 토스뱅크, '은행 산하 카드업' 한계...수익성 의문
입력 2020.12.30 07:10|수정 2020.12.31 07:45
    토스 위해 여전법 개정안 추진
    "특혜는 아냐…수익성은 의문"
    銀 산하선 카드론 금리 낮을 것
    • '토스혁신준비법인'(이하 토스뱅크)이 내년 7월 신용카드 사업 진출을 검토하며, 최초로 신용카드업 겸업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올 지가 금융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은행이 카드업 겸업을 할 경우 별도 재무요건을 보지 않는다'는 내용의 규제 완화를 내놓은 것도 사실상 토스뱅크를 위한 것 아니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환경도 우호적이다.

      다만 수익성은 물음표라는 지적이다. 카드사의 결제 부문 수익은 감소 추세다. 주력 사업은 자연스레 '카드론'이 될 전망이지만, 은행 산하의 카드사(이하 겸영여신업자)는 금리를 높게 매기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은행에서 독립한 여신전문금융회사보다 경쟁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타 카드사들과 동일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을 적용 받게 되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내년 금융당국에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뱅크 등 타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신용카드업 진출을 고민했지만 인가 이후에 들 비용 등을 고려해 철회했다고 전해진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독립적으로 카드사업을 할 생각을 하다가 여러가지 자판을 두들겨 보고 타 카드사들과의 제휴를 통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것으로 선회했다"라며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허가받는다 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아니고, 직접 프로세스를 다 까는 데 부담을 느낀 듯 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여전법상 자기자본 요건 충족 규제를 완화한 데 사실상 토스뱅크의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법에 따르면, 대주주 자기자본이 출자금액의 4배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카드업 허가의 최소 자본금은 200억이다. 대주주가 될 모회사는 카드사에 200억원 가량을 출자하고 자기자본도 800억을 넘겨야 하는 셈이다.

      다만 금융위는 올 하반기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등 여전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계획을 내놓았다. 이 개정안의 최초 수혜자가 토스뱅크가 되는 셈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의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계획 자체가 토스를 위해서 해주는 건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특혜라고까진 보지 않는다"라며 "지금까지는 은행계열, 대기업계열이다보니 당연히 대주주의 자기자본은 800억원 이상이고, 요건을 완화해줄 필요가 그동안 제기되질 않다가 자기자본이 크지 않은 토스를 위해 완화를 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카드업 자체의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주 수입원은 크게 ▲카드결제 수수료과 ▲대출이자 등 두 부문으로 나뉜다. 그러나 결제수수료 수익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따라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카드사의 주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드론 등 대출부문도 겸영여신업자들은 금리를 높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 먼저 카드결제수수료는 정부 정책에 따라 감소 추세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영화관 등 소비가 주는 등 마케팅 비용이 덜 들고 민간소비지출이 회복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카드업계의 수익성 체질에는 변화가 없단 평가다. 가맹점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10차례 넘게 인하돼 왔고, 2022년 수수료율이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정책적으로 카드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제수수료 감소를 메워온 것이 카드론(장기)과 현금서비스(단기) 등 대출 관련 이자 수익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에는 카드론, 리볼빙수익 등 비신판 카드수익와 대출채권관련수익 등 비카드수익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같은 기간 카드론수익 비중은 전체 카드수익의 29.5%로, 전년동기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더해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일제히 카드론 금리를 올리고 있다. 11월말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5%로 전달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의 주 수입원이 카드결제수수료에서 카드론 대출이자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토스뱅크가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더라도 겸영여신업자이기 때문에 카드론에서 큰 수익을 올리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가 은행이라는 특성상의 제약이 있어 겸영여신업자들은 카드론이 약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실제로 은행에서 카드를 겸업하는 NH농협카드와 씨티은행의 카드론 최고 금리는 각각 연 22.4%, 연 19.9%다. 2011년 은행에서 독립한 여신전문금융회사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최고 금리 연 23.50%보다 낮은 모습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말고도 영업에 있어서도 은행 산하에 있을 땐 적극적으로 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라며 "국민카드가 은행으로부터 분사한 것도 은행 안에서는 아무래도 규제도 훨씬 세기 때문으로, 영업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었고 농협은 카드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는 반면 카드수수료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니 분사를 하려다가 접은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토스 측은 구상하고 있는 여러 사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토스 한 관계자는 "현 실무진들이 여러가지 사업을 아이템 중 하나로 고민하는 건 맞다"라면서도 "수익포인트는 아직 공식 발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