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증자에도 성장 기대감에 주가 급등 영향
주가 부담 높아졌지만 목표가 상향 움직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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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의 2차전지 소재사업 성장 기대감으로 인한 비이성적 주가 폭등이 유상증자 신주인수권(워런트)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거래 막판까지 유통물량은 제한적인 데 반해 증자 참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났다. 다만 신주인수권 최종 거래가격이 내재가치 이하에서 거래되며 급등에 대한 불안 심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포스코케미칼 신주인수권 가격은 4만6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2월 28일 2만8000원에 상장한 이후 5거래일 동안 67.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케미칼 보통주는 10만3500원에서 12만4000원까지 20%가량 올랐다. 거래 막판으로 갈수록 유상증자 참여로 인한 차익 기대감이 커지며 신주인수권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신주인수권 가격이 급등한 데 반해 거래량은 제한적이었다. 5일간 전체 143만4447거래가 이뤄졌다. 전체 신주 발행물량의 8.7%에 불과하다. 통상 신주인수권 거래가 활발할 수록 구주주를 대신해 증자에 참여하려는 수요가 많아 청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구주주 참여 의지가 매도를 제한했고, 신주인수권 거래 물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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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의 유상증자 결정 이후 신주인수권의 내재가치(현 주가와 신주 발행가액의 차액)는 꾸준히 올랐다. 1조원대 유상증자 추진 소식에도 주가는 급등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포스코케미칼 신주의 예정발행가는 6만700원이었다. 그러나 주가 급등으로 1차 발행가액이 7만1500원으로 오르며 증자규모도 당초 1조원에서 1조1779억원으로 확대했다. 8일 신주의 확정발행가가 결정되기까지 이변이 없는 한 7만1500원이 신주 발행가로 확정될 예정이다.
신주인수권 상장폐지 전일인 5일 종가를 기준으로 포스코케미칼 신주인수권의 내재가치는 5만2500원이다. 1차 발행가가 발표된 지난 12월 4일 종가 기준 내재가치인 2만7100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신주인수권 거래 가격에는 다소의 불안감이 엿보였다. 신주인수권 가격은 내재가치 대비 90% 수준에서 거래됐다. 향후 추가 상승까지 기대되는 '시간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약간 절하(디스카운트)된 가격으로 거래된 것이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거래 막날 종가인 4만6800원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했을 경우, 행사가인 7만1500원을 더하더라도 현 시세(12만4000원) 대비 약 5% 가까이 싼 가격에 포스코케미칼 신주를 확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주인수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증자 거래의 경우 내재가치에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 이 웃돈을 시간가치라고 한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신주인수권 주가가 폭등했고 수요가 많았음에도 불구, 프리미엄이 없었던 독특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폭등에 따른 피로감과, 납입 후부터 상장일 사이에 거품처럼 올라온 주가가 갑자기 꺼져 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 같다"며 "청약까지 생각하다 단기 급등에 따라 차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물량도 일부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신주인수권 거래는 일단 증자 이후 포스코케미칼 주가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번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2차전지 소재사업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존 주력사업인 생석회와 화성 부문 매출 비중을 줄이고 이제 막 양극재와 음극재 비중을 늘려가는 과정이다. 주가에 부합하는 수익성을 갖추기까지는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거란 시각이 많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LG화학을 필두로 국내 2차전지 산업 전반이 랠리에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초 들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포스코케미칼의 주가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지만 2차전지 소재사업 전반의 멀티플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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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6일 14: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