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관련 설명에 투자자들 만족한 듯"
성장주 기대감 크지만…"지속 모니터링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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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음에도 주가가 상승세다. 오히려 유상증자로 진행할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통상 유상증자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활용하는 수단으로, 주가에 호재인 이슈는 아니다.
업계에선 그린수소 등 성장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사업에 투자한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큰 만족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화솔루션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수소사업에 대해선 진척 정도를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5만3900원으로 전일 대비 8.72% 가량 상승했다. 6일 이보다 1.3% 가량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5만원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한화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사명을 달고 출범했을 당시 주가가 1만원대 후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새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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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음에도 오히려 주가는 상승했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주 가치 희석을 동반하며 이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의 목적으로 '태양광 사업 구조 고도화용'을 내세웠다. 이는 실현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시장을 열광시켰다는 평가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 목적이 뚜렷하다. 한화솔루션은 조달한 유상증자 대금 중 1조원은 태양광 사업에, 2000억원은 그린 수소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사업 관련 투자금 중 4000억원은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제품 개발(R&D) 및 생산에 투입된다. 태양광 개발 역량 확대와 잉여 전력을 통합·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도 자금이 집행된다.
한화솔루션은 풍력 발전사업에서도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글로벌 GES(그린에너지솔루션) 사업부는 추후 풍력 발전 관련 외부 인력을 수혈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그린수소' 사업에도 유상증자 자금을 투입한다.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한화솔루션을 성장주로 봐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탈원전 기조에 따라 필요성이 커진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업인데다 실제로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9.2%, 27.8% 상승했다.
시장도 도와주고 있다. 6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한때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의 '새 포지션'인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갈망도 크다. 한국의 시가총액 상위주 업종은 성장주가 강세인 미국을 점점 닮아가는 추세로, 성장주 강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새 주식 장이 좋으니 사람들이 낮은 할인율에도 청약을 해 실권율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기업들이 할인율을 낮게 적용하려는 모습이긴 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성장주에 대한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미래에 많은 이익을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을 기업가치 평가의 잣대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기대'와 '불편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일부 글로벌 성장주의 경우 심리적 저항에 부딪힐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성장주로의 단기 쏠림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라며 "성장하는 산업이기에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잣대로 판단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변화를 부인하기도 어려워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은 지금의 시장 흐름이 비이성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짚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최종적으로 진출하려는 그린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평가하려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고는 보지 않는 이유는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쪽에서 성과를 보여준 것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새롭게 진출하려는 수소 사업은 아직 기술 개발이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척 정도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가가 그간 상승한 만큼 유상증자 규모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 19일부터 12월 18일, 22거래일 동안의 주가를 가중산술평균 내 예정발행가액 3만8200원을 산출했고 6일 기준 주가는 이보다 39% 가량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될 14일 상승한 주가를 반영, 예정발행가액이 증가히면 유상증자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규모 증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한화솔루션 한 관계자는 "통상 유상증자 소식을 낸 뒤 주가가 상승하면 발행 주식 수를 조정하기도 한다고 들었다"라며 "기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것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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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