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업황 개선에도 과거 실적 회복 멀지만
올해 파운드리 등 신사업 매출성장 본격화 기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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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에 매출액 236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직전 연도에 비해 매출액은 2.5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개선됐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가파른 만큼 올해 역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전망이다. 더불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성장으로 인한 매출액 확대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기준 매출액이 61조원, 영업이익은 9조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9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던 시장 전망치보다는 소폭 부진한 실적이다.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3분기에 비해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9%, 27.13%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모바일(IM) 부문 수익성 하락으로 3분기 대비 감소하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실적발표회를 통해 3분기 깜짝실적의 주역이던 IM 부문 수익성이 4분기 마케팅 등 판관비 증가로 인해 다소 하락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12월 반도체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메모리반도체 업항 개선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다만 4분기 전반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진행된 만큼 반도체부품(DS) 수익성 개선에는 제한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지난 수년간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따라 등락폭을 키워왔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30% 이상 개선된 것도 메모리 업황 개선의 영향이 컸다. 반면 2019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전 연도의 반토막에 불과했던 것 역시 메모리반도체 가격 탓이었다.
12월 국내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4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를 웃돌았다. 8GB D램 현물가는 12월 한 달 중 24.91% 상승했다. 지난 하반기 부진하던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개선 흐름을 탄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을 높여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재고축적 수요가 가팔라질 예정인 만큼 메모리반도체 시황도 추세적인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7조원 안팎까지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메모리반도체 외에 파운드리 사업과 5G 통신장비 수주에서도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지난 4년 동안 연간 240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글로벌 시장의 파운드리 공급부족과 코로나로 인해 지연된 5G 통신장비 수주를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해마다 8% 이상의 매출성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똑같이 1조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헀을 때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보다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더 많은 기업가치가 매겨진다"라며 "현재 시장은 글로벌 파운드리 공급부족 사태에서 삼성전자가 추격자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매출액 및 시장점유율 확대와 기업가치 재평가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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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8일 10:3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