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와 달리 흑자전환 시점 늦춰질 전망
올해 유럽 중심 증설 예고…조달 계획 아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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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당초 4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의 핵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던 시장의 기대와 대비된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자동차 배터리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실제 흑자전환 시점은 2분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28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4분기 매출액이 3조2514억원, 영업이익이 246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부문은 4분기 2조6292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1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같은 기간 6222억원의 매출액과 12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는 총 매출액이 11조2948억원, 영업이익이 671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비해 각각 11.9%, 45.2% 증가한 수치다.
에너지사업 부문 전방시장인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성장한 만큼 삼성SDI의 실적도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대형전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서는 만큼 지난 4분기보다 자동차 배터리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4분기 자동차 배터리에서 고객사의 품질 이슈가 발생해 충당금을 설정하며 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보다 15% 감소한 117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이후 늘어난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로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일부도 리콜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시장 기대와는 달리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본격적인 수익 시점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고객사 품질 이슈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객사와 함께 원인 규명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4분기 전기차 배터리에서 흑자전환을 전망했지만 품질 관련 충당금을 반영하며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을 제외하면 자동차 배터리 수익성 개선세는 뚜렷하다"라면서도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할 전망으로 매출 성장세는 유지하겠지만 손익분기점(BEP)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는 삼성SDI 가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 대비 설비투자 계획이 보수적인 만큼 올해 투자지출 계획 및 유럽 외 생산기지 진출 관련 관심도 쏟아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지난해말 기준 생산능력을 30GWh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 미국 등 해외 신규거점 확보 가능성에 관련해선 아직까지 유럽 고객사 비중이 높은 만큼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거점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할 예정이지만 올해는 헝가리 공장에서 중대형전지 증설과 원통형 배터리 등 소형전지를 중심으로 증설투자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확대할 입장이지만 조달 문제는 기본적으로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증자나 보유지분 매각 등을 통한 자금조달은 특별히 계획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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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28일 15:1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