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필요한 롯데쇼핑, 등급방어 위해 신평사 직접 만난다
입력 2021.02.01 07:00|수정 2021.01.29 18:09
    차입금 줄지 않아 등급하향 가능성
    온라인 투자 확대 위한 등급 방어 설득
    •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성과, 투자계획 등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를 방문한다. 신평사들은 최근 2년간 급격히 늘어난 차입금을 근거로 롯데쇼핑의 등급 하향조정을 고민 중이다. 롯데쇼핑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평사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이커머스에 대항해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롯데쇼핑이 등급 방어를 위해 신평사 설득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월부터 국내 신평사들을 직접 방문해 사업계획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이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성과나 추가 투자 계획 등과 관련된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등급 방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쇼핑(AA)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하면서 AA-로의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 실제로 신평사들은 롯데쇼핑의 등급 하향조정을 고민 중이다. 차입금이 좀처럼 줄지 않아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에서다. 순차입금 증가는 신평 3사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등급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이기도 하다. 롯데쇼핑의 순차입금(연결기준)은 2017년 4조원에서 2019년 13조원 규모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현금창출력 확대를 위한 실적 개선을 약속하기도 어렵다. 코로나로 인해 백화점, 할인점 등 주요 사업부문의 매출은 저조하다. 4분기 기준 기존점 성장률은 백화점 -10%, 할인점 1%, 슈퍼 -2% 정도로 추정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유동성자산이 많아 보여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이 계속되고 있어 순차입금 관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크게 줄이기 쉽지 않아 등급 기조의 방향성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등급 강등을 걱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투자 확대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롯데쇼핑의 존재감은 갈수록 줄고 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IT 업계의 영향력이 커졌고 경쟁사인 신세계그룹도 온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이들과의 경쟁을 위해 온라인 부문의 취급고(GMV)를 늘리기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롯데쇼핑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베이코리아의 몸값 5조원은 현재 롯데쇼핑의 재무상황에선 큰 부담이다. 2020년 9월말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현금성자산은 4조원에 못미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들도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역량을 확보하려면 일정 수준의 투자가 필요한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차입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면 현금흐름이 제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롯데쇼핑에 있어 이번 신평사 방문은 향후 있을 투자 확대를 위해 신용등급 방어 설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선 성장을 위한 투자가 중요하지만 신평사들엔 아무래도 차입금 상환 관점에서 신규 투자보단 재무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를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까지의 구조조정 결과만으로는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롯데쇼핑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 무엇인지 들어봐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