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불리 일찍 반영…LG 2.8% 상승·SK 4.1% 하락
폭등한 SK이노 판결 전 차익실현 움직임 평도
명절연휴 깜깜이 국면 앞두고 변동성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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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관련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양사 투자자도 유불리를 따지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선 오는 11일(현지시각 기준 10일) ITC가 추가 연기 없이 최종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명절연휴 기간에 휴장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관련 위험을 반영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5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80% 오른 102만8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개장 직후 8% 이상 폭락한 뒤 전 거래일 대비 4.10% 하락마감했다.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LG에너지솔루션에 보다 유리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투자자 별로도 양사 매수·매도세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는 LG화학을 각각 1268억원, 261억원 순매수하고 개인투자자는 1514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개인이 252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인은 각각 162억원, 113억원 규모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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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 개입에도 양사는 최종판결 이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할 뿐 합의금 규모 등에서 이견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줄 경우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조단위 합의금을 쥐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성이 의심을 받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그러나 수조원 규모 합의금을 LG에너지솔루션 측에 제공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판결을 앞둔 폭락장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소송 리스크로 인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판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지속 제기됐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12월 29일 이후 한달여 만에 80%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 한해 경쟁사인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주 랠리를 이끌 동안 정유사업 적자와 소송 문제로 저평가를 이어오다 단숨에 키를 맞춘 것이다. 최근 연간 실적발표회에서 조 단위 적자에도 배터리 성장성에 높은 자신감을 보인 것도 투자자들의 호응을 샀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저평가 국면을 털어버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소송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배터리 담당 한 연구원은 "악재를 코앞에 두고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명절연휴 첫날 ITC 판결이 나오기 때문에 15일 개장 때까지 깜깜이 국면이 펼쳐질 거란 점도 이날 SK이노베이션 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TC 판결이 나오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10일까지는 양사 소송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소송 불확실성으로 인한 폭락을 매수 기회로 살릴 가능성도 있다"라며 "이날도 투매로 인한 폭락 직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폭 절반을 상쇄했다. 그러나 소송 결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올 때마다 주가는 출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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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2월 05일 1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