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證 출범에 '출혈경쟁 시즌2' 개막…UI 최소화가 '혁신'?
입력 2021.02.09 07:00|수정 2021.02.10 09:10
    주린이 겨냥한 중소형證과 출혈경쟁 전망
    과도한 직관화에 업계 "우려…필요한 것들"
    충성고객될까…"토스證, 투자 문턱 낮출 뿐'
    • 토스증권이 공식 출범하며 초보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처음 공개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를 일절 제외하고 재무정보는 가시화해 제공하는 등 직관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을 조성했다. 타겟이 겹치는 키움증권 등 중소형증권사와의 출혈 경쟁이 예고되는 배경이다.

      다만 기존 업계 관계자들은 토스증권이 내세운 혁신에 우려를 표한다. 주가 변동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배제한,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주식 이커머스'에 가깝다는 평가다. 충성고객 확보도 불확실하다. 주식 투자를 오래할수록 주식 변동 원인을 진단할 정보 수요가 커지지만 향후 이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토스증권은 3일 공식 출범을 선언하며 MTS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토스증권의 MTS는 ▲ 친숙한 브랜드명(비비고) 검색시 관련 종목들(CJ제일제당) 조회 ▲ 매수 및 매도 등을 각각 구매하기, 판매하기로 쉽게 변경 ▲ 봉차트, 외국인 지분 소진율 등 제거함으로써 호가 화면 직관적으로 설계 등 크게 3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타겟은 주식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 개인투자자다. 타겟이 일부 겹치는 중소형증권사들과의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과거 키움증권이 증권거래 수수료율을 크게 낮추며 증권산업에 진출했던 당시 기존 대형증권사은 덩달아 수수료율을 낮추며 출혈경쟁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엔 수수료보다는 UI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토스증권의 도전에 모바일에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들이 출혈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최근 MTS의 UI를 더욱 간편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분리돼 있던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한 데 합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9년 '차세대 MTS'를 표방한 새 거래플랫폼 'MINE'을 내놨다. 개인화한 직관적 화면과 빅데이터를 통한 투자 큐레이션 서비스가 차별화 포인트다. 대형 증권사들도 직관적인 UI 도입에 상당한 자금력을 투자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의 MTS도 상당부분 간단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UI 측면에서 카카오뱅크가 은행계에 준 충격을 기준점으로 삼는다면 토스증권이 증권계에 줄 충격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들은 토스증권이 내놓은 혁신 방안에선 제외된 '투자정보 제공'을 차별화 요소로 삼는 모습이다. 실제로 기존 업계 관계자들은 "MTS에 투자정보 제공을 제외한 것은 과도한 직관화"라고 우려를 표한다. 특히 토스증권이 MTS에서 제외한 외국인 지분 소진율, 매매현황, 매수주체 등은 주가의 상승 및 하락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들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 소진율은 외인 비중이 큰 기업이 다수인 국내 증시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란 평가다.

      과도한 직관화는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주식 투자에 입문한 사람들은 개별 기업 종목에서 산업, 정책으로까지 정보 수요가 점점 커진다는 설명이다. 즉, 입문은 토스증권을 통한다하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엔 투자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하는 타 증권사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이다.

      경쟁자로 거론되는 키움증권의 주식거래시스템 '영웅문'이 대표적인 사례다. 키움증권도 초창기엔 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 간편한 UI를 선보였지만 점차 고객들의 정보 제공 요구에 따라 메뉴를 늘리는 등 고도화를 실시해왔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 키움증권의 주식거래시스템 '영웅문'도 토스증권과 시작이 비슷했다"라며 "굳이 이것까지 봐야하는지 의문이 들 순 있지만 주식을 오래하면 할수록 영향을 주는 정보들을 모두 찾아보게 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