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당 강화 유지·신사업 위주 투자"
입력 2021.02.09 17:10|수정 2021.02.09 17:10
    B2B 신사업 성장했지만 계열사 실적 부담
    별도기준 서비스 매출 9년만에 15조원 넘어
    배당정책 당분간 유지·그룹 구조조정 가속화
    • 지난해 KT가 B2B(기업간거래), AI 사업 등 신사업에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열사 실적 부담으로 '비대면'(언택트) 수혜를 크게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강화된 배당 정책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성장사업 위주 그룹사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9일 KT는 실적 발표(컨퍼런스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수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단말 수익 감소 및 금융 부동산 사업 부진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KT는 올해 연결매출 25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해당 수치는 통신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 5.0%, 21.8% 성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4%, 29.1%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일부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BC카드는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2% 하락했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매출 감소와 호텔 매출 하락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0.6% 감소했다.

      KT 별도 기준으로는 서비스 매출이 9년 만에 15조원을 넘어섰다.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782억원과 6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4%, 55.3% 상승했다.

      KT의 무선 매출은 코로나 영향으로 로밍 매출은 감소했으나 5G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1.3% 증가한 6조9338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7.3% 감소했으며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IPTV도 플랫폼 기반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하고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했다.

      순이익 개선으로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은 당분간 유지할 전망이다. KT는 2020년 1주당 배당금을 전년보다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지급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5월 조정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겠다고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KT 측은 “올해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에 힘쓸 것이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정도에 따라 배당금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포트폴리오 개편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투자는 신성장 부문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KT의 설비 투자(CAPEX)는 총 2조8720억원으로, 가입자망 관련 투자가 1조5926억원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올해도 전체적인 CAPEX 수준을 전년과 유사하게 유지하지만 AI/DX, 미디어 등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AI콜센터 등 B2B 역량 가속화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KT의 AI/DX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해 KT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KT는 지난 1월 콘텐츠 전문기업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 바 있다. KT는 오리지널 콘텐츠 등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나설 것이며, 기획 및 제작에 필요한 자금은 KT 자체 펀딩 뿐만 아니라 외부 조달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KT파워텔 매각을 시작으로 올해 그룹 개편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T 측은 “지난해 B2B, 플랫폼 등 성장산업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고 케이뱅크 유상증자, 현대HCN 인수, KTH-KT엠하우스 합병 등이 모두 그룹사 재편과 전략투자 방안에 해당된다”며 “그룹사 조정은 톱다운(top-down) 형식으로만 진행되고 있지는 않고 각각 계열사 자체가 사업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진행사항이 추가적으로 나오면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