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마지막 순번…다음 10년 준비
3세 경영진 참여·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LS일가 '사익편취' 재판 불확실성은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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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그룹 미래혁신단장이 이르면 연내 구자열 회장을 이어 ㈜LS 회장직에 오를 전망이다. 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구 단장의 등기임원 연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연말을 시작으로 그룹 3세의 경영참여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속속 진행 중이다. 수장 교체를 앞두고 진행될 재판 일정은 여전히 부담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은 단장은 올해 중 ㈜LS 회장직에 오를 예정이다. 구 단장은 현재 LS엠트론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지만 구자열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그룹 전반 경영에 존재감을 키워왔다. LS그룹에 따르면 구 단장 중심의 LS그룹 3기가 내년 본격 개막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 2003년 LG그룹 계열분리로 출범한 LS그룹은 고(故) 구태회 창업주의 장남인 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9년 동안 ㈜LS 회장직을 역임했다. 2013년 구자열 현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지 9년째 되는 내년 구자은 단장이 2세 경영 마지막 주자가 된다. 오는 3월 ㈜LS 정기주총에선 우선 구 단장의 등기임원 연임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구 단장은 현재 ㈜LS의 이사직은 오는 내달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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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단장을 기점으로 그룹 2세 경영이 마무리되는 만큼 다음 10년을 앞둔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LS네트웍스는 주총 소집결의를 통해 내달 30일 구동휘 E1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발표했다. 구 전무는 구 회장의 장남으로 ㈜LS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다. 주총이 통과하면 3세 경영진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를 제외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구본규 LS엠트론 CEO 부사장까지 모두 경영자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한 전문가는 "그룹 승계 공식 대로면 3세 경영에선 구본웅 대표가 구 단장의 다음을 이어야 하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3세에 들어선 나이가 비슷해 나이 순서대로 계열사 전반을 돌며 경영 수업을 받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LS네트워크 등기임원 선임을 앞둔 구동휘 전무의 ㈜LS 보유지분이 승계를 앞둔 구 단장(3.63%) 다음으로 높다는 점을 주목한다. 그러나 2세 경영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현시점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 변동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 일가의 승계 및 승진 구도 외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박 사업부 매각 이후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LS엠트론의 재무개선도 한창이다. 지난 1월 20일 보유 중인 캐스코㈜ 지분 98.4%를 피티클로버에 매각했다. 연초에는 울트라캐퍼시터(UC) 사업팀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LS머트리얼즈를 그룹 계열사인 LS전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LS가 LS엠트론 자회사 재무개선을 위해 증자에 참여하기도 했고 이어 사업부 매각에도 나서는 등 LS엠트론 개선 작업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주사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여전하지만 전기동 가격 상승과 그린뉴딜 수혜 기대감으로 지주사 주가가 크게 반동해 전에 비해 LS엠트론 부진으로 인한 부담은 줄어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에는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LS글로벌)는 218억8700만원에 시스템통합(SI) 사업부 지분 100%를 그룹 계열사인 LS일렉트릭(옛 LS산전)에 매각했다. LS글로벌은 최대주주 일가의 사익편취 의혹이 집중된 계열사다. 본격적인 승계를 앞두고 일감 몰아주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작업이란 시각이 많다.
그러나 승계까지 1년 남짓을 남겨두고 최대주주 일가 재판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예정이다. 내달 5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에서 1차 공판기일이 열린다. 이어 4월에는 ㈜LS·LS글로벌·LS니꼬동제련·LS전선이 제기한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소송의 7차 변론 기일이 열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그룹 전기동 거래 과정에서 LS글로벌을 통해 통행세를 수취했다는 혐의로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승계를 앞둔 구 단장도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여부와 무관하게 LS그룹의 공동경영 전통은 이어가겠지만 3기 출범을 앞두고 구 단장이 재판에 연루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거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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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2월 16일 17: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