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3배…IPO 앞두고 과열된 장외주가에 울리는 '경고음'
입력 2021.02.18 07:00|수정 2021.02.22 09:45
    야놀자, 장외가 한달만에 3배 급등
    크래프톤·SK바이오사이언스도 상승
    과열 경고음…"작정하면 조작 가능해"
    • 기업공개(IPO)를 앞둔 야놀자, 크래프톤 등 예비 상장사들의 장외주가가 과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놀자는 연초부터 한 달만에 장외주가가 3배 급등했다. 최근 희망 기업가치로 6조원을 제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장외주식 시장에서의 기업가치가 12조원에 달하는 등 괴리가 크다.

      그러나 장외주식거래 시장은 정보 제공이 제한적이다. 발행사의 장외주가 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특성에도 불구,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주식거래 시장에 몰려드는 데 경고음이 나온다. 장외주가가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연초부터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장외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치솟고 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야놀자 등 IPO를 목전에 둔 기업들의 주식 거래량은 전체 장외주식 거래량의 27%를 차지했다. 통상 장외주식거래는 상장 전 물량을 선점하여 추후 차익을 실현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상장을 앞두고 희망 기업가치로 6조원을 제시했다. 장외 기업가치의 절반 수준인 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외 주가는 증권신고서가 나온 직후 27만원에서 20만원대로 급락했다. 단기간에 장외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SK바이오사이언스 장외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투기성이 짙었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내 상장이 계획돼 있는 야놀자도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사가 지연되던 지난 한 달간 야놀자의 장외주가는 25만원에서 79만5000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상장 목표가는 장외주가 최고가 기준 '따따상'한 가격인 200만원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비이성적인 급등'이란 평가가 나온다. 장외주식거래 시장의 불투명성에도 불구하고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먼저 장외주식거래는 수급 측면에 있어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절대적으로 적은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가격 정보도 정확치 않아 이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얻는 사례도 없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외에선 기대감 조성을 위한 사전작업도 가능한 이유가 장외가는 IPO를 추진한다거나 RFP가 나왔다는 소식만 전해져도 가격이 급등한다"라며 "브로커들이 시세가지고 충분히 장난을 쉽게 칠 수 있는 시장이란 인식이 짙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공모가 산정에 장외주가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업계에 따르면 발행사가 주관사에게 공모시 시가총액을 장외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 장외주가를 조작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주관사는 논리를 통해 발행사를 설득하지만 상황에 따라선 설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통은 장외가가 공모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한 IPO업계 관계자는 "장외거래로 발생하는 시세자체가 주는 신뢰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으며 단지 심리적인 마일스톤(이정표)로 여기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라며 "장외에서 거래가 활발해서 거래량이 높은 종목은 다를 순 있겠지만 이 또한 상장했을 때의 기대치까지 반영된 가치인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