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조 들여 3개 차종 국내외 8만대 리콜
다음주까지 현대차-LGES 비용 분담률 협의 예정
LGES 기업가치·재무관리 타격 불가피…잡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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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화재 사고 원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LGES) 배터리셀 결함을 지목했다. 현대차와 LGES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1조원 규모의 품질비용이 발생한 상황에서 양사의 분담률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24일 국토부가 현대차가 판매한 코나 EV를 포함한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은 코나 2만5083대, 아이오닉 1314대, 일렉시티 302대 3개 차종으로 LGES가 중국 남경공장 현대차 공급 전용라인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국토부는 정밀 조사 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나 EV를 중심으로 현대차와 LGES가 협력한 전기차 화재가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코나 EV는 2018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 11건, 해외에서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작년 10월 코나 7만7000대 리콜을 시행했지만 지난 1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차량에서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부 발표 직후 현대차가 리콜 관련 비용을 약 1조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LGES와의 분담률 협상이 예고된다.
이날 오후 2시 현대차는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시정조치에 따라 국내 물량 2만7000여대, 해외 물량 5만5000여대 총 8만대 이상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시스템을 교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수급에 제한이 있지만 확보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리콜을 시행하겠다는 얘기다.
1조원 규모 비용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LGES와의 분담률 협의를 통해 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대차가 100% 비용을 반영하고 LGES와 협의해 최종적인 재무적 부담을 결정한다. 현대차 측은 상황에 따라 이번에 반영하기로 결정한 비용이 추후 환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재무제표 반영을 위해 이미 감사법인과 협의를 마쳤지만 기술적 문제 발생에 대한 협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분담률이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다음주까지 LGES와의 최종 협상을 통해 분담률을 확정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배터리 문제로 결론이 나면서 LGES의 기업 가치는 물론 재무관리도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언급한 1조원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결국 LGES에서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국토부 발표 이전부터 LGES 내부에선 품질비용 분담을 두고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LGES 측에서는 국토부가 지목한 음극탭 접힘 문제를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남경공장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을 했다고 밝혔다. 아직 BMS 충전맵 오적용 등 화재 연관성 조사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인 만큼 원인규명 조사가 지속되겠지만 리콜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의 리콜 비용 분담률 합의를 마치더라도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에 납품한 것과 같은 배터리가 적용된 차량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주목하고 있다. 고객사와 마찰이 지속되거나 품질비용이 추가 발생할 경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상장 작업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대차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서도 화재 문제가 발생하고 이번과 같은 결정이 날 경우 추가 수주나 이익률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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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2월 24일 15: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