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IPO 청약 열기 뜨겁지만...글로벌 동종업계 주가는 '급락 중'
입력 2021.03.10 07:00|수정 2021.03.12 10:34
    주요 CMO회사 론자·삼바 주가, 한달 새 10%대 급락
    성장주 하락세 때문…"증시 민감도 상당'
    고평가 논란 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에도 경고등
    • 기업공개(IPO)에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동종업계 상장사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주목 받는 공모주 대어(大魚)인 만큼 시장의 기대가 크고 조 단위 자금이 청약에 달려들고 있다. 다만 글로벌 바이오 위탁생산(CMO)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상장 후 나 홀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동종업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성장주 하락세'가 꼽힌다. 최근 들어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에 따라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바이오주 성장 스토리는 이미 반영된 상태라는 지적이 많다. 물론 지난해 SK바이오팜 '대박' 기억하는 투자자가 많은 만큼 공모 흥행엔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지만, 상장 후 주가가 모두의 바람대로 우상향 할진 지켜봐야 한다는 평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9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상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등 청약 열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 산정 당시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던 론자그룹(Lonza Group), 삼성바이오로직스(Samsung Biologics),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의 주가가 최근 한 달 들어 하락세라는 점이 최근 투자 리스크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바이오 CMO사 중 CAPA(생산성) 순위를 따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위고 베링거 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론자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2월 81만원대를 기록했지만 한 달만에 69만원대로 15% 가량 추락했다. 론자그룹의 주가도 지난 2월 600스위스프랑에서 한달만에 530스위스프랑대로 12% 정도 떨어졌다. 우사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115홍콩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달 들어 82홍콩달러 수준으로 28%대 가량 급락했다.

    • 글로벌 바이오 CMO 기업들의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성장주의 하락세가 꼽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기술주부터 바이오주까지 매출이 안 나오는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성장주 중 기술주 부문은 주가가 하락세인데, 이것이 매출이 나는 CMO 기업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금리 불안이 지속됨에 따른 증시 민감도가 상당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본격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동성과 부양책에 의해 오른 주식 시장의 급락에 모두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기조에 대한 시장의 경계는 지속되고 있다.

      이런 거시 환경은 공모가에 '고평가' 딱지가 늘 따라다녔던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3조7000억원~4조3000억원 정도로 산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된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는 4조3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산정한 기업가치를 보면 지난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당시가 떠오를 정도다"라며 "최근 글로벌 바이오 CMO주들도 증시 폭락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일반 공모주로 들어가 상장일 팔아버리는 투자성향이 짙어질 경우 주가 불안정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업계에선 최근 들어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흐름이 명확하지 않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이동이나 국내외 증시 환경 변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공모청약에 참여해 상장일 차익을 남기고 주식을 파는 것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재테크 방식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진 일반투자자들이 공모가로 받아갔을때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인식하는 듯 하다"라며 "게다가 최근 청약 방식도 변경되면서 일반청약에 참여하면 유의미한 배정 물량을 기대될 것으로 전망하다보니 일반인들이 청약에 대거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