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도 상장설 '솔솔'…클라우드 통한 밸류업이 관건
입력 2021.03.29 07:00|수정 2021.03.30 11:15
    "대기업 SI 계열 뻔해" 공식 깨려면
    클라우드 등 신사업 내세워야 매력↑
    해외기업 점유율·경쟁사 포폴 다변화는 부담
    높은 내부거래 비율...발목 잡을 수도
    •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모두 마친 가운데 아직 상장을 하지 않은 LG CNS의 상장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룹사의 SI(정보시스템 통합)업체로만 볼 경우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 가치가 한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육성 중인 '클라우드' 사업을 앞세우는 안이 거론된다.

      다만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 등 해외 기업이 점유율이 높은 점과 유력한 피어그룹(비교대상) 후보인 삼성SDS가 클라우드보단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에서 약진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앞서 상장했던 대기업 계열 SI업체들이 발목 잡혔던 '높은 내부거래 비중' 이슈도 마찬가지다.

      회사 안팎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LG CNS 주주들은 25일 예정돼 있던 주주총회에서 상장에 대한 언급이 있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2019년 LG CNS는 맥쿼리PE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 크리스탈코리아에 지분 35%를 1조19억원에 매각했다.

      맥쿼리PE가 LG CNS의 상장 시기를 정해놓고 투자한 것은 아니나 IPO 시장이 호황인 만큼 투자금 회수를 위한 적기란 평가가 나왔다. 상장 기대감에 LG CNS의 장외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말 7만5000원대였던 LG CNS의 장외주가는 최근 10만원대까지 올랐다.

      주주총회에서 기대했던 상장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회사 역시 "상장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라는 입장이다.

    • 그럼에도 불구, 증권가에서는 LG CNS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관건은 차별화된 에쿼티스토리(상장 청사진)다.

      IPO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가 크다보니 큰 규모로 상장을 시도하겠지만 다른 것 없이 그냥 전형적인 그룹사 SI 업체로만 포지셔닝할 경우 시장에선 매력적인 회사로 봐주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롯데정보통신, 삼성SDS 등 그룹사 SI 업체가 상장한 전례도 많다보니 익숙한 기업이라는 인식도, 최근 신선한 것에 반응하는 기업공개 시장에선 불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19년 초 LG CNS가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클라우드'가 제시할 수 있는 차별점 중 하나로 꼽힌다. 클라우드는 이용자의 수요에 맞게 정보통신망을 통해 기기, 설비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처리 체계다. LG CNS는 2023년까지 LG그룹 계열사의 IT시스템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클라우드 시장은 LG CNS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삼성SDS, 롯데정보통신 등이 진출했다. 다만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해외 업체의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실제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글로벌 기업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도 매출액에서 해외 서비스들과 연계한 퍼블릭 클라우드 매출의 비중이 큰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클라우드 기술 수준은 중국, 미국 등에 비해 상당히 낮다"라며 "게다가 시장 규모도 국내의 경우에는 한계가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력한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삼성SDS은 클라우드보다는 물류 업무를 위탁해 수행하는 사업인 '물류BPO'에 힘주고 있다. 올해 들어 클라우드보다도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부문의 매출 비중이 신장했다. '클라우드&ITO' 부문 품목의 매출액 비중은 2019년 3분기 41.3%에서 2020년 3분기 36.7%로 감소한 반면 물류BPO 서비스 부문 매출액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50.6%로 늘었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삼성SDS의 성장 모멘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경쟁사의 상장 전례도 LG CNS의 발목을 잡을 확률이 거론된다. 특히 SI업체의 고질적인 문제인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꼽힌다.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도 지난해 3분기 기준 47%로 전년대비 2%포인트 증가한 바 있다. 2018년 상장한 롯데정보통신도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가 넘는다는 이유로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각각 경쟁률 79.33대 1, 34.22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의 최하단인 2만9800원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