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확대로 직접 해결하는 시나리오 힘 받아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최대 1조 마련 가능
'보스턴' 투자 방식 활용하면 상속재원도 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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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보유 자산을 활용해 상속과 순환출자 해소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현재 보유 주식 총액은 시가로 약 5조원 이상이다.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를 넘어섰다. 준비 중인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를 활용하면 상속세 마련도 수월해질 거란 전망이다.
정 회장의 지배구조·승계 문제는 크게 순환출자 해소와 상속세 마련이라는 두 줄기로 나뉜다. 정 회장이 둘 모두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사재를 동원할 수 있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당시에도 정 회장이 주식담보대출 등 금융시장을 활용해 순환출자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거론된 바 있다.
13일 종가 기준 정 회장 보유 계열사 지분가치 총액은 시가 기준 약 5조894억원이다. 이론적으로는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7.28%(약 4조9386억원)와 덩치를 맞춘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정 회장 보유 지분 가치가 4조5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네 달여 만에 5000억원 이상이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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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 관계자는 "IT·서비스 산업으로 변모하는 완성차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현대차그룹의 기업가치는 물론 정 회장의 자산규모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면 가장 깔끔하게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 보유 지분 가치가 불어나는 만큼 순환출자 해소는 물론 상속재원 마련 방안도 선택지가 넓어졌다. 상속 문제가 본격 논의되기 전이지만 현재 정몽구 전 회장 보유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최대 3조원 안팎이 필요할 거란 분석이다.
지난해 말 직접 투자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상장을 추진하는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활용하면 상속재원 마련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추진 소식에 장외거래가 기준 시가총액은 8조원을 돌파했다. 기업가치를 10조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면 정 회장 보유 지분은 시가로 1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게 된다. 공모시장에서 흥행을 고려하면 정 회장 지분 전량을 구주 매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을 제2, 제3의 보스턴다이내믹스에 투자해 회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5년 내 상장에 나서야 하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도 정 회장에게 상당한 차익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직접 2400억원을 투자했다.
반면 최근 불거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논의는 현대차그룹 내부 사정과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안은 물론 지주사 체제 전환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이 낮다는 평이 많다. 정의선 회장은 물론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주주 동의를 구하기도 어렵고 복잡하기만 한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완성차 사업에 필수 격인 현대캐피탈을 포기하면서까지 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담당 한 연구원은 "나왔던 얘기의 재탕, 삼탕이 반복적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는데 최근 부진한 주가를 자극하기 위한 재료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무산된 과거 분할합병안 외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인 데 반해 정 회장 보유지분을 직접 활용하는 방안은 시간적 여유도 있고 잡음이 적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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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