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로템 각각 부인공시 나서
지난해 CB 발행 후 그룹 지원의지 의구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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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현대로템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일 불거진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 분할 매각 등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현대차와 현대로템은 각각 현대로템의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독일 지멘스에 현대로템의 철도 부문 매각 등을 논의 중이라고 알려진지 하루만이다.
현대로템 매각설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지난해 현대로템이 2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이후 모기업인 현대차의 지원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2019년 말 현대로템은 적자를 지속하며 부채비율이 360%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모기업의 증자 참여 등 지원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됐지만 독자적으로 CB를 발행했다. 최대주주인 현대차가 현대로템 CB 청약에 불참했다. 보유 지분은 43%대에서 37%대로 줄어들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도 했고 현대차의 미래 투자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경영진 차원에 각자도생을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CB 발행 자체는 굉장히 성공적인 거래로 평가받지만 그룹 내 지원 의지에선 순위가 밀려났다는 인상을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불거진 것도 현대로템의 입지 불안을 부추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자 비주력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 등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부 매각은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대로템 사업부는 크게 철도와 방산, 플랜트 세 부문으로 나뉜다. 방산 부문의 경우 해외 기업에 매각하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방산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매각하는 작업도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수년 동안 철도 부문 수익성 회복과 플랜트 사업 축소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매각 가능성이 불거진 철도 사업의 경우 과거 저가입찰에 나선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수소트램 개발 등 그룹 수소 비전에 발을 맞추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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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21일 10:4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