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고가에 SK IET 수요예측 흥행 기대감...'락업' 기간ㆍ규모 관건
입력 2021.04.23 07:00|수정 2021.04.26 08:30
    SK IET, 공모주 흥행 분위기에 ‘청약 열풍’ 예고
    마지막 ‘중복청약’ 기회로 일반 투자자들 기대감↑
    • SK IET가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공모가가 다소 높게 산정됐다는 지적에도 불구, 코스피 사상 최고가와 LG와의 분쟁 해결 등의 호재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다. 풍부한 유동성 시장이 이어지는 데다, 일반투자자들의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라는 인식도 한 몫 하고 있다.

      관건은 상장 이후 주가가 버틸 수 있을지 여부다. 그동안 대어급 공모주들은 상장 후 의무보유기간이 끝난 시점부터 하락세를 보인 사례들이 많았다. SK IET 역시 수요예측을 통해 정해질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규모와 기간에 시선이 쏠린다.

      SK IET는 22일부터 이틀 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 주식수는 2139만 주로 공모가는 7만8000원~10만5000원 수준이다. 일반 청약은 28일부터 29일까지다.

      그동안 공모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유동성이 풍부한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상장 작업을 본격화할 무렵부터 배터리 소재라는 ‘친환경’ 테마로 인기를 끌어온 데다, SK IET 수요예측을 앞두고 공모주 시장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른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IET 직전 해성티피씨나 쿠콘 등의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라며 “승강기 감속기가 주력인 해성티피씨는 상대적으로 비인기 업종인데도 인기가 많았는데, SK IET는 대기업 딜인만큼 청약 열기는 더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코스피200 지수 편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끌어올린단 평이다. SK IET는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 NDR(Non Deal Roadshow)에서 12월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밑그림을 잘 만들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피200 편입시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적으로도 분리막의 경쟁력도 언급하며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연초보다는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인데다 SK그룹 딜이라는 상징성도 있다"며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예탁금 등 전조 현상을 살펴보면 수요예측부터 공모 청약까지 큰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투자자들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올해부터 일반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 확대를 위해 일반 공모주 청약 물량 중 절반을 균등배정방식으로 배정하고 있는데, 다수의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는 '꼼수'가 늘자 이를 방지하는 시스템을 6월부터 가동한다. 5월11일 상장하는 SK IET가 대형주 중에서는 사실상 막차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희망 공모가가 고평가됐는지 여부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하지 않아졌다”라며 “일반투자자들에겐 이번 SK IET 공모주 청약이 마지막 중복청약 기회이기 때문에 대거 청약에 나설 것이고 기관투자자도 이런 열기를 외면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SK IET가 상장 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할지 여부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기간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현재 책정된 상장 후 SK IET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약 24%에 불과하지만, 기관들의 보유확약 제시 비율을 포함하면 해당 수치가 조정될 수 있다. 통상 기관들의 의무보유 기간이 줄어들수록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이슈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SK IET 기존 주주들의 의무보유기간이 상장 이후 6개월로 정해진 점은 주가 전망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SK IET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과 기존주주인 벤처캐피털(VC) 및 사모펀드(PE)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상장 후 6개월 동안 보유 주식을 팔 수 없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수는 각각 4363만주, 627만주로 공모 후 지분율에 70%에 이른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SK IET 역시 한 때 고밸류 논란이 있었을 만큼 발행사들의 눈높이가 높아져있다”라면서도 “다만 현재 공모주 시장은 논리적인 근거로 기업가치가 산정되기보다는 수급 상황에 의해 정해지는 만큼 기관들도 SK IET 신주를 펀드에 담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