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도 미국서 프리IPO 진행 중
왓패드 인수 시너지·수익화 입증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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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웹툰·웹소설 사업에 방점을 찍고 본격적인 드라이브에 나선다. 자금 수혈 등 상장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려는 시도도 포착됐다. 기업공개(IPO) 작업에도 착수했고 네이버 역사상 첫 대형 바이아웃 딜로 평가받는 왓패드 인수 절차도 곧 마무리된다. 가장 주력하는 신사업인 만큼 기대감이 높지만 동시에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익모델은 보여주지 못했다는 우려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29일 미국 내 웹툰사업을 영위중인 종속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웹툰엔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2040억원 규모다. 추가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네이버에서 분사된 네이버웹툰 또한 현재 미국에서 투자유치를 진행중이다. 모집규모는 5억달러 수준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미국법인인 웹툰엔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사업의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향후 웹툰엔터가 본사가 되고 그 밑에 한국(네이버웹툰), 일본(라인디지털프론티어) 법인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가 바뀔 예정이다.
올해는 왓패드 인수 마무리, 미국 상장 등 과제가 다수 예정된 만큼 '퀀텀점프' 원년이 될 것이란 평가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미국 증시 상장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있던 본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옮기기도 했다. 지난달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직접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올해 1월 인수한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절차도 곧 마무리된다. 왓패드는 그간 네이버가 단행한 단일 인수 건 중 최대규모(6600억원)로 평가받는다. 일본 라인(LINE)의 모태가 된 현지업체 라이브도어 인수가가 76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콘텐츠사업에 대한 네이버의 확고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네이버의 웹툰사업 전략은 '해외'에 방점이 찍혀 있다. 웹툰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콘텐츠 시장을 타깃한 이상 해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웹툰 시장은 디지털 사업인데 한국은 디지털 침투율이 거의 끝까지 왔다. 수급은 다소 한정적이라 본다. 디지털 침투율이 한국만큼 높지 못한 해외는 업사이드가 더 있다. 국내 콘텐츠로 해외 디지털 침투율을 높이는 방식이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 중이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진행된 네이버 1분기 컨퍼런스콜 애널리스트 질의응답에선 "지난해 네이버웹툰 일본사업 실적이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일본 라인망가는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결제 사용자가 40% 이상 늘었고 거래액 또한 같은 기간 20% 이상 성장했다"고 답변했다. 수익성보단 성장률을 더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다는 발언을 우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네이버가 자신을 드러낸 성장률 지표 또한 업계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매출 1323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는 매년 수백억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사인 카카오와 비교하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그간 일본 웹툰시장 선두를 달려온 네이버지만 작년엔 카카오재팬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지난해 네이버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작년 네이버가 1등이라 주장했지만 그 격차가 민망할 정도로 벌어졌다. 내부선 사실상 굳히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웹툰시장 중 최대 규모인 일본 실적은 콘텐츠 업체들엔 '바로미터'로 통한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전체 판로를 놓고 보면 만화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은 일본이다. 한국이 웹툰 신작을 하루에 1~1.5개 발표할 때 일본에서 20개가 나온다. 시장 규모가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면서 "일본시장 1위라는 상징성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 설명했다.
네이버웹툰뿐 아니라 네이버에도 웹툰 매출 키우기는 중대 과제다. 현재 네이버 웹툰사업은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아직 크지 않다. 이번 컨콜에선 네이버웹툰 서비스가 포함된 콘텐츠서비스 매출비중(8.7%)에 비해 검색·광고사업의 서치플랫폼 매출비중(50.2%)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내부서도 서치플랫폼 중심 사업구조를 점차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려는 목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깃시장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는지'가 중요지표로 받아들여지는 시장이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네이버웹툰은 주된 타깃층이 10대인 만큼 MAU(월간 활성사용자수)는 높지만 이들이 주력 소비층은 아니란 점에서 몸집만큼 수익화는 요원하다는 평이 많다. 왓패드 또한 매출이 대부분 광고에서 기인하고 있어 웹툰 고유 수익모델을 고안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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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0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