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수수료만 1000억...유니콘 담당이 자문사 '성골' 됐다
입력 2021.05.20 07:00|수정 2021.05.21 14:59
    IPO 한 건으로 '한 해 농사'
    유니콘, 대기업 못지 않은 큰 손
    해당 클라이언트 담당하는
    파트너 위상도 같이 올라가
    자문사, 에이스들 포진시키며 경쟁 치열
    • 투자금융업계 자문사들의 무게추가 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니콘 기업들에서 ' 돈'이 나오다 보니, 자문사들은 앞다퉈 이들을 VIP 고객으로 대접하고 있다. '짠돌이' 대기업 고객의 중요도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사내 역학관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니콘과의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파트너들의 회사 중요도도 훨씬 커지고 있는 것이다.

      크래프톤이 대표적인 사례다. 크래프톤의 예상 공모 규모로 5조원이 거론된다. 국내에서 가장 공모규모는 삼성생명 48881억원으로, 크래프톤이 기록을 뛰어넘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서 '러브콜' 쏟아지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보니 물량을 따기 위한 전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규모가 커지니, 당연히 수수료도 역대 최대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1000억원 수준을 가뿐히 넘 것이란 관측이다. 크래프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인수 물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관사당 평균 200억원씩은 챙겨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딜 한 건에 달린 수수료가 한 해 농사 버금갈 정도란 평가다.

    • 수백억원대 수익이 유니콘 기업에서 나오다 보니, 최근 자문사들 사이에선 이들 기업의 위상은 기존 대기업 클라이언트보다도 높아지는 추세다.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IB 인원을 충원하면서 자문사들에 박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니콘 기업들은 아직 대규모 M&A 경험이 크지 않다 보니 IB 대한 의존도도 크고 수수료도 대기업 대비 후한 편이다.

      또한 이들이 수수료를 주는 방식도 대기업과는 다소 다르다. 대기업들이야 '뒷말이 안나와야 한다' 생각에 주관사들에게 공평하게 수수료를 분배했지만, 유니콘 기업들은 기여도를 중시여긴다. 같은 주관사라고 할지라도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놓고 수수료가 갈릴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IB들이 더욱 이들에 목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이들을 관리하는 파트너들의 목소리도 자문사들 사이에서 강해지고 있다. 한때는 삼성, 현대차를 담당하는 파트너들이 자문사의 핵심 파트너였지만 이제는 무게 중심이 유니콘 기업을 비롯한 '신(新)경제' 분야로 옮겨 가고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이들과 오랜 친분을 이어온 파트너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좋은 환경이 생긴 것이다.

      IB 사이에선 상무급 인재들이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이들 유니콘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비단 자문 업무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투자에도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석용 골드만삭스 상무는 주니어 시절부터 유니콘 기업과 탄탄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크래프톤 상장에 있어선 크레디트스위스의 김세원 상무와 씨티글로벌마켓 증권의 민재윤 상무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다른 IB 관계자는주니어 시절부터 유니콘 기업과 친분을 유지한 인재들이 IB의 중요한 포스트를 차지하고있다라며 “IB에서 대기업 네트워크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유니콘 기업 네트워크가 훨씬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IB 그렇지 않다. 로펌들도 발빠르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앤장은 일찌감치 스타트업-유니콘 전문 팀을 만들고 움직였다. 유니콘 기업의 타깃이 주로 해외에 치중되어 있다 보니 외국 변호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범준 변호사를 주축으로 이정철 변호사가 국내뿐 아니라 크로스보더 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광장은 스타트업 팀장인 김성민 변호사를 중심으로 구대훈, 김경천, 이승환 변호사가 유니콘 자문의 중심이다. 세종에는 류명현, 강지원, 정혜성, 조중일 변호사가 두각을 나타냈다. 태평양에는 이오령, 장호경, 김목홍 변호사가, 율촌에는 이준희, 김건 변호사가 각각 활약하고 있다.

      회계법인들도 유니콘 기업 접근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삼일의 경우 매트릭스 조직을 통해서 클라이언트 담당자와 담당자가 조직적으로 이들을 관리한. 삼정은 김이동 전무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스타트업 자문 조직을 세팅하고, 관련 업무 확대에 나섰다. 안진, 한영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근희 한영 상무가 카카오를 비롯해 유니콘 클라이언트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로펌 관계자는로펌에선 자문 업무를 해다가 해당 유니콘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로펌에선 유니콘 아니라 이들을 담당하는 파트너를 잡기위해서도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