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자금으로 성장스토리 그려야"
몸값 '2兆'도 과하단 평…"쏘카가 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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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이하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들은 주주구성이 다소 복잡한 롯데렌탈의 '구주매출' 비중에 관심을 보인다. 공모 자금이 롯데렌탈 기존 사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쓰이기보단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Exit) 자금으로 활용될 경우 투자자들의 투자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대 2조원까지 거론되는 롯데렌탈의 예상 기업가치도 다소 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렌탈의 주요 사업은 렌트카와 중고차 매매지만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 카셰어링도 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카셰어링업을 영위하는 쏘카도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에쿼티스토리(상장 청사진)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롯데렌탈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하며 IPO를 본격 추진한다. 롯데렌탈은 상장 승인을 받는대로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9월 상장할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롯데렌탈의 공모 방식으로 모아진다. 롯데렌탈의 주주구성이 복잡한 탓이다. 롯데렌탈의 주주는 호텔롯데(42.1%,), 부산롯데호텔(28.4%), 그로쓰파트너(19.6%), 롯데손해보험(4.9%)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로쓰파트너는 국민연금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미래에셋증권이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SPC)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도 JKL파트너스로 바뀐 지 2년이 지났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렌탈에 투자했던 주체들이 속속 투자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그로쓰파트너도 투자 당시 롯데렌탈의 상장 시한을 2022년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다른 건 몰라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복잡한 주주구성"이라며 "구주매출 비중이 높을 경우 투자가 꺼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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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공모 자금이 신사업 투자보단 기존 주주의 자금 회수에 활용될 것으로 해석돼 딜(Deal) 흥행 담보가 어렵다. 에쿼티 스토리를 구성해야 하는 주관사 입장에서도 구주매출보단 신주 비중이 높아야 신주 자금으로 회사의 성장스토리를 그릴 것이라고 설득하기 용이하다.
실제로 롯데렌탈의 IPO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난해, 공모 자금으로 중고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했다.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두드러지는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렌탈의 중고차판매 수익은 4500억원대에서 5600억원대로 성장하며 순이익 신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에 나섰던 하이브와 한화솔루션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인수 대금 조달 목적의 딜이라는 점을 강조해 투자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라며 "롯데렌탈은 최근 중고차 사업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이나 신사업에 투자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렌탈의 예상 몸값으로 거론되는 '2조원'도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를 비교할 수 있는 상장사도 마땅치 않아 에쿼티스토리를 구성하기도 녹록지 않다는 한탄이 나온다. 2012년 상장한 렌터카업계 2위 SK렌터카의 시가총액도 3일 기준 6800억원 수준이다.
결국 카셰어링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성을 가지고 시장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란 평이다. 롯데렌탈과 비슷한 시기 IPO 준비를 하고 있는 카셰어링 기업 '쏘카'의 기업가치도 1조원대로 책정됐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추후 그린카가 중고차 판매업까지 영위할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 경우 롯데렌탈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도 우려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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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