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車는 신용도 회복세…유통·영화관·면세는 '예의주시'
입력 2021.06.08 07:00|수정 2021.06.09 07:18
    지난해에 비해 등급전망 하향 큰 폭으로 줄어
    "정평 핵심은 '부정적' 달고있는 기업들 향방"
    • 올해 신용등급 정기평가는 ‘무더기 강등’까지 예고되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4분기부터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이뤄지면서 ‘코로나 변동성’은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평이다. 다만 영화관·면세업 등 일부 산업군은 여전히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 이미 상반기 다수의 기업들이 등급 및 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변경된 곳은 채 10곳이 안된다. 지난해 44곳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한 신용평가사 임원은 “작년에 코로나 등 기타 요인으로 등급 전망이 네거티브가 된 기업들을 어떻게 하느냐가 올해 정기평가 포인트”라며 “상당수의 회사들은 이미 결정이 난 상황인데, 최근 철강·자동차·화학 등 다수의 산업 수요가 상승하고 있고 분기 실적이 반등한 곳들도 많아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기업 실적이 올라오면서 ‘부정적’이 제시되어 있는 기업들도 조금 더 관찰을 할 시간을 벌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도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 어느 정도 실적 반등을 이뤘단 평이다. 코로나라는 요소가 작년에 신용평가 측면에서 크게 이슈가 된 것은 ‘불확실성’ 측면이 컸지만, 이제는 기업들의 대응력이 생겼기 때문에 여전히 리스크(위험 요소)로 보기는 하지만 영향 정도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는 두산, 한진 등 그룹 차원에서 신용도 이슈가 있는 곳들도 많았다. 올해는 그룹차원에서 신용도 이슈가 있는 곳들은 특별히 없고, 개별 기업단위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산업별·기업별 회복 속도는 다르다는 평이다. 여전히 코로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영화관업, 면세업, 호텔업 등은 계속해서 예의주시 하고 있다. 작년에 이미 등급 조정이 많이 이루어져서 올해 크레딧 이슈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장기적으로 각 회사가 자체 펀더멘털을 어떻게 조절해 나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도 측면으로 볼 때 영화관, 호텔 등 지난해 코로나 충격이 큰 업종의 상당수는 개별 기업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지만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집단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재무적 지원을 받아 방어기제 역할을 한 편”이라며 “예로 영화관은 이미 등급이 작년에 두 차례 정도 내려갈 정도로 10~20년 이내 보기 힘든 등급변경을 했고, 이제는 코로나 영향과 더불어 OTT 등 경쟁구도가 빠르게 변하는 점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이나 해운 등 운수업도 지난해 실적 타격이 큰 산업군 중 하나다. 해운은 이미 실적 반등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항공 등 운송업 쪽이 재무적 손상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용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판도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곳들도 주의를 끈다. 그 중 하나가 유통업인데, 대표적으로 롯데쇼핑(AA)은 현재 신평 3사 모두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그룹에서 워낙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롯데쇼핑에 의해 영향받는 계열사들이 많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 유통업 자체의 불확실성과 경쟁 강도가 심해지고 있고 수익성 자체가 제한돼 있어 저하 추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평사들은 구조조정 등 재무적인 방어를 하면서 어떻게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것이란 입장이다.

      향후 기업의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목하는 부문은 인플레이션 추이다.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인 방향으로 된다면 기업들의 실적이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추세가 굳어졌을 때, 각 회사가 원가 부담 등 비용 관리가 가능한가가 회사의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신용도를 좌우할 수 있는 요소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