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쉐어·29CM 합병 본계약 준비 박차
"신세계·카카오 유입으로 경쟁제한 우려감소"
-
무신사가 스타일쉐어·29CM와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통과했다. 신세계·카카오 등 더 큰 자본력을 가진 회사들이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제한 효과를 낮췄다는 점이 주된 통과 논리가 됐다.
무신사와 스타일쉐어·29CM는 지난달 양해각서(MOU)를 맺고 합병을 추진해 왔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로 본계약 체결 준비 등 승인에 대비 중이다. 기업결합승인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8월 내에는 합병에 대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에 관여한 관계자들 내에선 결합심사에 통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무신사는 거래액 1조2000억원, 입점사 5700여개의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데다 동종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간 M&A란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변수로 떠올랐다.
IB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국내 패션테크 시장에 대한 경쟁제한 여부를 집중 심사해 예상보다 빠르게 결론을 냈다. 심사결과 이번 기업결합으로 관련시장 경쟁이 제한될 우려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변화하는 시장환경 ▲낮은 진입장벽 특히 ▲신세계·카카오 등 더 큰 자본력을 가진 회사들의 참여가 주된 통과 논리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M&A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이미 업계 1위인데다 인수기업 모두 사업이 중첩되는 만큼 심사에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통과가 날 수 있었던 배경엔 신세계와 카카오의 숨은 공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테크 시장은 최근 몇달새 유통·IT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로 속속 뛰어들며 한 차례 개편됐다. 신세계그룹은 4월초 SSG닷컴을 통해 IMM PE가 들고 있던 W컨셉 지분 100%를 2700억원에 인수했다. 뒤이어 카카오가 지그재그(크로키닷컴) 경영권을 인수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몸값으로 1조원이 거론됐다.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외형을 키워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선 패션테크 인수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무신사는 이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기업결합심사 승인 결과를 통보받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수개월 내로 본계약 체결이 가능하도록 관련 준비에 몰두하는 상황"이란 입장이다.
공정위는 경쟁제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신세계·카카오·무신사' 3강 구도로 시장 정리를 마쳤다고 보고 있다. 매물로 출회될 만한 곳은 사실상 에이블리 정도가 유일하다는 평가다. 에이블리는 신세계그룹의 벤처투자 조직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지난해 1호 투자기업으로 30억원을 투입한 곳이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