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크래프톤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공모 일정 연기 불가피
입력 2021.06.25 18:31|수정 2021.06.25 18:33
    공모가 고평가 논란, 텐센트와의 계약 의혹 등
    효력발생 정지...아무리 빨라도 1주일 이상 연기
    • 금융감독원이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에 제동을 걸었다. 크래프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소명이 완료될 때까지 효력발생이 정지된다. 공모 일정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공모희망가 밴드 수정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25일 오후 크래프톤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우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로 인해 크래프톤이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정지됐다. 현행 규정상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는 제출 후 15일간 금감원이 심사하도록 돼있다. 이후 금감원이 신고서 효력을 발생시켜야 수요예측 등 국내 공모 청약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크래프톤은 정정신고서 제출 후 또 다시 15일간 금감원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공모를 철회한 것으로 간주한다.

      증권가에서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디즈니 등 비교기업 선정 논란과 이에 따른 공모가 고평가 논란, 하나의 게임에 지나치게 쏠려있는 매출 구조 등이 도마 위에 오른다.

      일각에서는 크래프톤과 중국 텐센트와의 애매모호한 계약 관계 역시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금까지 중국 텐센트가 중국 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화평정영'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그간 게임업계에서는 화평정영과 '배틀그라운드'가 사실상 동일한 게임이라며 중국의 판호 규제를 우회한 꼼수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 1분기 기준 크래프톤의 매출 중 87%가 한국 제외 아시아에서 나왔다. 크래프톤은 신고서에 지난해 매출액의 68.1%를 'A사'로부터 올렸다고 기재하기도 했다. A사는 텐센트로 추정되며, 이는 크래프톤이 텐센트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정정 요구로 인해 크래프톤의 공모 일정 역시 최소 1주일 이상 미뤄질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당초 7월9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7월 14~15일 이틀간 공모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크래프톤이 주말 작업을 거쳐 28일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곧바로 다시 공모 절차를 밟는다 해도, 국내 기관 수요예측은 7월 19~20일, 공모 청약은 25일께에나 가능해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고평가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만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선례처럼 공모희망가 밴드 수정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