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상장사의 28.5%, 주가가 공모가 밑돌아
크래프톤 내달 수요예측…"한 풀 꺾인 열기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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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 IET)가 상장한 이후 공모에 나선 신규 공모주들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에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셀인메이'(Sell in May)라는 별칭이 붙는 시기임에도 불구, 일부 상장사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상승했다. 스팩(SPAC)주는 과열됐고, 공모가 산정 당시 시장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던 상장주는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는 평가다.
주목할 부분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한 이후인 3~4월에 비해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장사가 늘어난 부분이다. 통상 SK IET 등 대형주의 상장 성패와 상장 이후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다음 IPO 후보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 만큼, 내달 상장할 크래프톤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이후 신규 상장주의 주가 추이는 제각각이다. 셀인메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주가 하락 우려가 큰 시기임에도 일부 상장주는 선방한 데 주관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다만 상장 당시 큰 기대를 받지 못한 종목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먼저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나름 좋은 성과를 거뒀던 기업들은 공모가 대비 현 주가가 높은 편이다. 5월 말 상장한 제주맥주는 13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4일 기준 주가도 공모가 대비 34% 가량 높은 4295원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 1762대 1을 달성한 삼영에스앤씨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27% 정도 상승한 1만4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대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기업은 주가가 하락세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934대 1로 집계됐던 진시스템은 상장 당일 시초가도 공모가보다 낮았다. 주가도 공모가인 2만원보다 낮은 1만5400원을 기록 중이다. 시장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모가를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했던 에이치피오도 공모가 대비 주가는 19% 가량 하락한 상태다.
물론 상반기 최저 수요예측 경쟁률(스팩 제외, 110대 1)을 보였던 아모센스가 상장 첫 날인 25일 상한가에 도달하며 그때 그때 시장 분위기에 좌우되는 공모주의 특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팩 광풍도 눈에 띈다. 5월 상장한 NH스팩 19호와 삼성스팩 4호는 공모가 대비 각각 9.8%, 334.5%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달 17일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도 상장 당일 기록한 470%보단 낮지만 369.5% 수준을 기록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인 3~4월보단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올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 증시에 출사표를 던진 10곳(스팩 포함) 중 1곳(라이프시맨틱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공모가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SKIET의 뒤를 이어 상장한 14곳(스팩 포함) 중 공모가보다 주가가 낮은 기업은 4곳으로 28.5% 비중에 해당한다.
통상 대형주가 상장하면 그 흥행 여부나 이후의 시장 분위기에 따라 다음 IPO 후보의 성패를 예측한다.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크래프톤의 성패가, IPO를 준비 중인 카카오뱅크의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짙은 것도 이 맥락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IPO를 앞둔 기업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업을 영위하든, 분위기는 시기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크래프톤 IPO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안 좋으면 카카오뱅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현재 한 풀 꺾인 IPO 시장에서 크래프톤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미 올해 대형주 IPO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빠지긴 했다"라며 "크래프톤이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에 숏포지션을 고려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은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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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