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공모가 10% 낮추고 공모 규모 1兆 줄였다...'디즈니'도 삭제
입력 2021.07.01 17:10|수정 2021.07.01 17:14
    1일 정정신고서 제출...8월 초 공모 청약
    적용 PER 낮추고 적용 순이익도 평균치로 줄여
    '배그 매출 의존도 96%' 구체적으로 공개
    •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낮췄다. '월트디즈니' 등 논란이 되던 비교기업군도 삭제했다. 공모가 산정에 반영한 순이익도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다소 낮췄다. 청약일정을 8월초로 옮기며 카카오뱅크와의 맞대결은 피했다.

      크래프톤은 1일 오후 금융감독원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7월27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8월2~3일 이틀간 일반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8월5일 납입 후 8월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완료하게 된다. 7월말 청약을 받는 카카오뱅크와 일주일 가량 시차를 뒀다.

      우선 45만8000~55만7000원이던 공모희망가 밴드를 40만~49만8000원으로 10%가량 낮춘 부분이 눈에 띈다. 신주 발행 규모도 703만여주에서 562만여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공모희망가 밴드 하단 기준 공모 규모는 4조6000억원에서 3조4610억여원으로 1조2000억원가량 줄었다. 다만 구주매출 규모는 303만여주로 유지했다.

      공모가 재산정에 고심한 흔적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우선 비교기업군을 완전히 바꿨다. 월트디즈니와 워너뮤직을 삭제하고,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회사 4곳으로 비교기업군을 바꿨다.

      비교기업군의 지난해 순이익 대비 평균 주가순이익비율(PER)은 40.4배, 올해 1분기 순이익 연환산 기준 평균 PER은 47.2배로 계산됐다. 이를 평균한 43.8배를 적용 PER로 제시했다. 최초 논란이 됐던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적용 PER 45.2배 대비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공모가에 적용한 순이익도 다소 낮췄다.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 연환산 순이익과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평균냈다. 이를 통해 7760억원이던 적용 순이익을 6661억원으로 낮췄다. 적용 순이익과 적용 PER 배수를 함께 낮추며, 35조원으로 계산했던 할인 전 기업가치는 29조원으로 17%가량 낮아졌다. 여기에 14.0~30.9%의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공모희망가 밴드를 계산했다.

      크래프톤은 여기에 더해 상각 전 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활용한 주당 가치 산정식을 '참고자료'로 추가했다.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 비교기업군 4곳의 평균 EV/EBITDA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산출한 크래프톤의 평가 시가총액은 35조원, 주당 가치는 약 69만원이었다. 정정 이전의 주당 공모가가 과도한 숫자가 아니었음을 우회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이 밖에 투자 위험 요소와 관련된 내용이 일부 수정됐다. 금융권에서 지적했던 대로 '배틀그라운드'라는 특정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투자 위험 요소로 추가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96.7%, 지난해 96.5%라고 수치를 밝혔다. 이전 증권신고서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또한 텐센트로 추정되는 주요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이 소폭 수정됐고, 퍼블리셔 및 플랫폼에 따른 설명이 일부 추가됐다. 이밖에 논란이 됐던 '청담동 주식부자'의 2016년 장외 지분 거래 관련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위반 가능성 등도 신고서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