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의지 큰 인터파크 매각, 인수후보 불투명에 눈높이 격차 예상
입력 2021.07.19 07:00|수정 2021.07.20 10:45
    대주주 지분 28% 대상...경영권 매각
    거론후보 많으나 인수후보 윤곽 '아직'
    최대주주 매각기대 커...가격 눈높이 격차 예상
    •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인터파크가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IT플랫폼 기업부터 이커머스 기업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진성 의지를 드러내는 후보군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알짜 사업부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점, 희망 매각가에 대한 대주주의 높은 기대감 등이 흥행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해 잠재 후보들에게 경영권 인수 의향을 묻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을 하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SI)와 IT기업,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티저레터를 받았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약 28%다.

      인수후보로 주요 대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진성 의지를 드러내는 후보군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활발한 M&A로 외형 확장 경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매각 측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상대지만 이들은 인터파크 인수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M&A 자문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공연·호텔 예매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 만큼 검토 개연은 있지만 양사 모두 검토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현재로선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신세계그룹과 협력을 키워가고 있어 별도 플랫폼 인수에 관심가질 요인이 더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이커머스 사업역량에 대한 자체적인 방법 등을 강구하고는 있지만 인터파크 인수가 답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알짜 사업부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번 매각은 기업 소모품자재 구매대행(MRO) 업체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계열사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등은 제외된 전자상거래 부문이 대상이 됐다.

      이커머스 등 주요 사업들을 대부분 매각, 사실상 여행 플랫폼 기능으로 축소한 상태다.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 내에선 존재감이 미약하다.

      2008년 G마켓을 이베이에 약 4400억원에 매각, 몸집이 상당부분 줄어들어 현재 점유율 2.5% 수준이다. SSG닷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존재감은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대주주의 매각 흥행 기대감이 높다는 점에서 인수후보 측과 눈높이 격차가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창업주 이기형 대표는 지난해부터 잠재인수 기업들을 접촉해 매각 의사를 타진해 왔다. 다수 관계자들은 이 대표의 인터파크 매각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었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인수를 검토했던 곳의 관계자는 "인터파크 인수를 한 차례 검토한 바 있으나 대주주의 희망 매각가가 다소 높아 논의가 결렬됐던 바 있다"고 전했다.

    • 경쟁 이커머스 업체와 비교해 이점으로 꼽혔던 저렴한 가격은 주가 급등으로 인해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인터파크 주가는 매각 검토 소식이 알려진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였다. 5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15일 한때 1만1300원까지 치솟았다. 46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은 한때 7700억원 수준을 찍었다.

      수조원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약 2000억원 내외의 몸값을 평가받는 만큼 가격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나 가격이 다소 높아진 만큼 거래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커머스 업체 고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에선 사실상 유일한 상장사지만,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상황에서 향후 차익실현 등 인수 측의 투자회수 기대감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매각이 철회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인터파크는 매각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