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2분기 8900억 영업적자…철강가 폭등에 대규모 충당금
입력 2021.07.21 17:44|수정 2021.07.21 17:44
    2분기 공사손실충당금 8900억 선반영
    "1년치 강재가 인상분 보수적 설정"
    강재가 맞춰 선가 인상·수주 확대도 지속 中
    철강·환율가격 변동 없으면 하반기 실적개선 전망
    • 한국조선해양이 철강 가격 폭등으로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하며 2분기 89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1일 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7973억원, 영업손실이 89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건조 물량 증가로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대규모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조선 부문에서만 총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先)반영했다. 하반기 이후에도 선박 제조에 쓰이는 주재료인 후판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사보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조선사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 미리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해 당기손실로 처리한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후판 가격은 공급사에서 현재 115만원 정도를 제시했고 아직 협상 중이지만 100만원 이상이 될 전망"이라며 "이번 공사손실충당금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치를 고점으로 잡고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거란 추정을 근거로 반영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강재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물동량 증가로 인한 운임 상승과 슬롯 부족 우려로 선주사의 신규 수주 및 선가 인상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양플랜트 2기를 포함해 총 162척의 수주를 달성했다. 수주잔액으로는 약 140억불 수준으로 연초 제시한 조선·해양 부문 목표액 149억달러를 조기에 달성했다. 납기 기준으로는 2년 반 이상의 안정적 수주잔량을 확보했다.

      이어 대형 컨테이너 선의 경우 2023년까지 납기 물량은 모두 고갈됐고, 2024년을 기준으로도 일부 조선소는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선주사도 알고 있어 선가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만달러를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1만5000TEU급 선가가 1억60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중연료(DF) 장착 구조로 가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년치 일감이 몰리며 조선소 보유 슬롯이 부족해 선가가 인상되더라도 수주량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향후 선형·선종 별 상황을 분석해 수익성 위주로 수주 전략을 짜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하반기 강재가와 환율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은 이번 분기로 마무리되고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임과 유가상승으로 인한 해양 플랜트 발주 확대와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 역시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