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펌서 대기업·스타트업으로…'해외파' 수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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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회계법인들은 최근 2~5년차 실무진 연봉을 또다시 올리기로 했다. 큰 폭으로 연봉을 올린지 얼마 안됐지만 인력을 잡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전보다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고, 이직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딱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인재는 M&A 실사 업무 경험이 있는 회계사들이다.
#로펌 파트너들의 최근 최대 고민거리는 우수 변호사를 사내에 붙잡아 놓는 것이다. 비단 로펌으로의 이동뿐 아니라 대기업, 스타트업 등 M&A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크로스보더 딜이 늘면허 외국 변호사 몸값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IB, 로펌 등 자문사 인력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자본시장이 커지면서 당연한 일이지만 최근에는 그 수요가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실무진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연봉을 올려준다고 해도 회사를 떠나기 일쑤다.
취업이 안된다고 시끄럽지만 오히려 기업들은 쓸만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이유는 각 회사들이 원하는 인재풀은 한정되어 있고, 이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에서 최근에 각광받는 키워드는 단연 ‘글로벌’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을 살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이뤄진 조단위 딜 대부분이 크로스보더 딜이다. 이베이코리아(거래규모 3조4400억원), 하이퍼커넥트(1조9000억원), 테일러메이드(1조9000억원), 에이펙스로지스틱스(1조7000억원), 플러그파워(1조6900억원) 등 상반기 대형 딜을 크로스보더 딜이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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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딜에는 내노라하는 자문사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외국계 IB, 빅4 회계법인, 대형 로펌 등이 해당 거래를 이끌었다. 이런 조단위 딜에 참여한 실무진들이 해당 회사의 ‘에이스’로 불리운다.
그런면에서 글로벌 외국계 IB는 인력 지켜내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입사 2년차만 되면 여기저기서 데려가려고 물밑 접촉이 이어진다. 넘치는 유동성에 딜 풍년인 사모펀드(PEF)가 이들을 노린다. 외국계 IB에서 2년 동안 ‘빡세게’ 일한 인력이라면 글로벌 PE나 국내 대형 PE의 영입 순위에 오른다. 특히 위와 같은 대형 거래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면 서로들 데려가기 위해서 혈안이 된다.
한때는 컨설팅 출신들이 더욱 각광 받기도 했다. 여전히 맥킨지ㆍ베인ㆍ보스턴 컨설팅 출신들은 사모펀드들의 영입리스트에 올라와 있지만 최근 기류는 'IB출신'이 영입 1순위다. 그 이유는 소위 ‘딜가이(딜을 소싱하고 이끄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각광을 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딜이 많아지고, 다양한 딜을 많이 경험해 본 인력이 필요해졌다. 이런 측면에선 외국계 IB만큼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외국계 IB 중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데가 제한적이다 보니 해당 인력의 공급도 부족하다”라며 “봐야 할 딜이 많아지면서 사모펀드들에선 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에 대한 필요성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라고 말했다.
회계법인들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숫자만 정확하게 보면 됐지만 이제는 컨설팅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외국어 능력도 중요해졌다. 특히 재무자문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회계사들이 최고 인기다. 재무자문 업무를 하기 전까지 2~3년간 감사업무 경험을 해본데다 재무자문에서 M&A 경험을 하면 선택지가 그만큼 많아진다. 여기에다 크로스보더 딜 경험에 외국어까지 능통하다면 외국계 IB 인력 못지 않게 ‘러브콜’을 받는다.
한 재무자문 파트너는 “비단 동종업계뿐 아니라 사모펀드, 대기업, 스타트업 등에서도 실무진에 러브콜이 온다”라며 “파트너들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팀원을 지켜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조단위 크로스보더가 많아지면서 미국 로스쿨 졸업 후 해외 로펌에서 2~3년 일하다 국내에 스카우트 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크로스보더 딜의 경우 해당 국가의 법을 알아야 하고 구조도 복잡한 경우가 많으니 경험있는 인재가 우선시 된다. 이런 딜을 해본 경험이 있으면 김앤장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데려가는게 요즘 분위기다.
자문사 인력에 대한 수요는 대기업에서도 높아졌다. 대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는 특히 ‘해외파’다. 너도 나도 미국을 외치면서 ‘영어’뿐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이해도도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들이 각광 받고 있다. 일례로 미국 사업을 키우고 있는 SK그룹은 협상장에서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정도의 영어실력과 더불어 문화의 이해도를 가진 인재 찾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현지 채용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 업종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커리어가 유사해지면서 해당 인재들을 유치하는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과거 외국계 IB에서 원하는 수준의 인재를 전 업종에서 원하다 보니 해당 인재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인력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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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1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