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상장 유력...국내외 증권사 물밑작업
해외 증시 상장도 열어놓고 검토하는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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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나섰다. 국내외 증권사들을 상대로 물밑작업에 나선 가운데 해외 상장도 선택지로 열어놓고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SSG닷컴 상장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다. 구체적인 상장 시점은 계속 논의하는 단계에 있지만 내년 초 증시 입성이 유력하다.
이번 상장 추진은 당초 내부에서 계획했던 것보다 이르게 진행되는 면이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출범 당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약정 기한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내부서도 상장을 우선순위로 판단하지 않아왔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올초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상장 논의 시점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SSG닷컴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올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상장 추진이 계획보다 앞당겨졌다는 설명이다.
SSG닷컴의 성장성에 대한 FI들의 신뢰가 커지면서 상장 일정에도 영향이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들 FI 내에선 SSG닷컴에 대한 평가는 '수익률은 양호해도 외형을 빠르게 키우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반사실익이 꾸준히 유지되면서 성장세는 일시현상이 아니란 판단이 있었고, M&A를 통한 외형 확장을 거치면서 상장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모든 상장 검토 작업이 내년으로 계획돼 있었지만 SI와 FI 모두 조기 추진에 합의를 보기 시작했다는 데에 내부선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이 비교적 빠르게 추진되면서 FI들의 잔여 투자금 투입 시기도 예정보다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와 BRV는 2022년까지 SSG닷컴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안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SSG닷컴은 그간 상장지로 미국 등 해외는 선택지에서 제외시켜 왔다. 사실상 내수 전용 사업인 만큼 해외 상장은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는 맥락이었다. 현재 여전히 현실적인 제약조건은 많다고 보면서도 "해외 시장에서 더 높고 합리적인 기업가치를 책정받을 수 있다면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우세해진 분위기로 파악된다.
SSG닷컴 상장 추진설이 전해지면서 증권업계에서도 눈치싸움에 나섰다. 최근 경쟁사인 마켓컬리가 미국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국내 증시상장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이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마켓컬리 상장 주관사가 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하지만 SSG닷컴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장을 검토하면서 양사를 둔 저울질이 촉발된 상황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