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레쥬르 매각 불발의 책임 물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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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CJ그룹이 최근 M&A 수장을 교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사 시즌도 아닌데 갑작스런 인사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3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최근 M&A 팀장을 이희재 부사장에서 황득수 상무로 교체했다. 이희재 부사장은 CJ 그룹의 M&A 팀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주요 M&A를 진두 지휘했던 인물이다.
이로써 이 부사장은 CJ그룹 M&A 팀장을 맡은지 2년만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M&A 업계에선 굉장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말 인사 시즌도 아닌데 급작스럽게 교체된 측면이 있어서다.
CJ그룹은 "7월 소폭에 인사가 있었고, 이 부사장이 M&A 팀장 보직에서 물러났다"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M&A에 잔뼈가 굵은 정통 IB맨으로 통한다.
2017년 CJ대한통운에 신산업동력을 발굴하는 '성장 전략실'이 신설되면서 회사의 M&A를 전담하기 위해 이 부사장이 영입됐다. 이 부사장은 미국 예일대와 앤더슨 컨설팅을 거쳐 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 JP모건에서 M&A 업무를 담당했다. 성장 전략실 신설 당시 부사장 중에서 유일하게 외부 출신 발탁이었다.
이후 CJ대한통운에서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했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베트남 1위 물류업체인 제마뎁 인수에 이어 2018년에는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이런 실적을 인정받아 그룹 전체 M&A를 맡게 됐다.
하지만 CJ로 옮기면서 추진했던 딜 들이 삐걱거리면서 이 부사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뚜레쥬르 매각 실패가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뚜레쥬르 매각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과 막판 협상 중에 딜이 성사되지 않았다. 해당 거래는 이희재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거래였다. 조단위 대형 거래는 아니었지만 CJ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해선 뚜레쥬르 매각이 중요했다. 뚜레쥬르 매각을 시작으로 CJ가 영위하는 외식사업 정리를 진행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1년여 동안이나 '판다' '안판다'를 반복할 정도로 해당 CJ그룹은 해당 거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매각이 불발되면서 전체적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다 매각과정에서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 그룹 전체적인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해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된 것 아니냐는 평가다.
더불어 외부인사란 꼬리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CJ그룹이 순혈주의가 강하다 보니 외부인사로서 성공하기 힘든 문화란 평가다. 이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화제가 됐지만 결국 외부출신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CJ그룹은 외부출신이 자리잡기 힘든 그룹이란 평판이 있었다"라며 "이번 인사도 이를 또한번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